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72) 감독이 위안부 문제를 아직도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26일 오후 일본 도쿄 코가네이시에 위치한 자신의 개인 아뜰리에 ‘니바리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작 ‘바람이 불다’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예전에 일본이 청산했어야 한다. 하시모토 담화 같은 것으로 다시 그 문제가 오르내리는 건 굉장히 굴욕적인 일이다. 일본은 한국, 중국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일침했다.
이어 “일본 군부가 자국민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이들(한국, 중국인)을 귀하게 여기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에 대해선 반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일부 일본 젊은이들의 잘못된 역사인식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그는 “1989년도에 일본의 버블경제가 붕괴되고 같은 시기에 소련도 붕괴됐다. 그 시기에 일본인은 역사감각을 잃어버렸고, 그것이 지금 현재의 일본을 만들었다”며 “그래서 현재 일본 젊은이들이 역사감각을 잃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아울러 미야자키 감독은 “이렇게 역사 이야기를 해 왔어야 하는데 일본은 그동안 경제 이야기만 해왔다.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 지만 생각했다. 그러다 결국 경제가 안 좋게 되면서 전부다 잃어버리는 상황이 됐다”며 역사인식을 바로잡지 못하고 물질적인 것에만 집중해 온 세태를 비판했다.
한편 미야자키 감독의 '벼랑 위에 포뇨' 이후 5년 만의 연출작 ‘바람이 분다’는 비행기 설계자 호리코시 지로의 비행기에 대한 열정과 한 소녀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작품이다. 감독은 실존 인물인 호리코시 지로의 비행기에 대한 이야기에 호리 다츠오의 동명 소설 ‘바람 불다’의 사랑이야기를 접목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
‘바람이 분다’는 지난 20일 일본에서 개봉, 개봉 6일만인 25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초청받았다. 한국에선 오는 9월 초에 개봉될 예정이다.
[사진제공=지브리 스튜디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도쿄=강선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