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영 혈액사업 미국 사모펀드에 매각 논란

"민영화 논리에 국민건강 뒷전"…의료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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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의 긴축을 위한 민영화 방침에 따라 국영 혈액사업까지 미국 사모펀드에 매각돼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민영화 논리도 좋지만 국민건강 확보를 위해 공적기능 유지가 절실한 국영 혈액원을 이익 추구가 우선인 외국 펀드에 넘긴 것은 실책이라는 비판이 논란의 핵심이다.

영국 보건부는 최근 정부 소유 영국 혈액원(PRUK)의 지분 80%를 미국의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에 2억3천만 파운드(약 3천931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혀 이런 우려를 불렀다.

정부는 매각 후에도 20% 지분을 유지하면서 PRUK가 벌어들이는 수익 일부를 배분받는다고 밝혔다.

PRUK는 영국의 국민의료보험(NHS) 병원에 혈장 등 혈액제제 공급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지난해 1억1천만 파운드의 매출실적을 올렸지만 만성적인 적자로 민영화의 길을 걷게 됐다.

PRUK는 잉글랜드 허트퍼드셔의 생명과학연구소(BPL)를 비롯해 미국에 혈장공급 자회사 DCI바이올로지컬스를 거느리고 있다.

밋 롬니 미 공화당 전 대선후보가 공동설립한 베인캐피털은 PRUK 직원 1천200명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면서 BPL에 5천만 파운드의 신규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인캐피털은 공동소유인 미국 의료법인 HCA를 통해 런던의 민영 의료보험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으며, NHS와도 합작법인 3곳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과 의료계는 상장기업도 아닌 사모펀드가 의료 및 제약 분야 기업과 전문업체들을 제치고 국영 혈액원의 새 주인으로 선정된 것은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보건 각료를 지낸 데이비드 오언 상원의원은 "국가적인 보건자산을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않은 사모펀드에 매각한 것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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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75년에도 민영화 논란이 있었지만 혈액 자급체제 유지를 위해 지원을 확대한 바 있다며 "앞으로는 혈액 제제의 안전성을 신뢰하기 어렵게 됐다"고 우려했다.

영국의 NHS 병원들은 광우병 우려 때문에 필요한 혈장의 80%를 PRUK의 미국 자회사에서 안전검사를 거쳐 확보한 물량에 의존하고 있어서 국민건강에 미칠 위험성도 큰 것으로 지적됐다.

런던 위생·질병학회의 루시 레이놀즈 박사는 "혈장 공급체계는 수익성을 떠나 철저한 기증자 관리를 통한 안전성 확보가 우선"이라며 "민영화된 혈액원은 안전성보다는 기증자 확대를 통한 수익성 확대에 치중할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베인캐피털은 이에 대해 50개 의료기관에 대한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PRUK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보건부 댄 폴터 부장관은 "제약 및 의료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유치는 환영해야 할 일"이라며 "민영화로 환자들은 더 좋은 품질의 혈액 제제의 혜택을 누릴 것"고 반박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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