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나저제나….'
영국 왕실의 왕위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 부부의 '로열 베이비' 출산일이 임박하면서 영국 사회의 들뜬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달 중순으로 꼽혔던 출산 예정일을 넘기자 영국 언론들은 이번 주말 이전에 고대했던 왕손의 탄생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는 전망 아래 사실상 초읽기에 돌입한 상태다.
왕세손비가 분만을 위해 입원할 런던 세인트메리 병원 앞은 벌써 전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거처인 버킹엄궁 앞에도 방송사의 중계차들이 진을 치고 왕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달 들어 더위가 본격화하면서 휴가철에 돌입한 영국인들은 왕세손비의 순산 소식을 기다리며 미래 왕위를 예약한 왕실의 새로운 아이가 국운 융성을 불러오는 복덩이가 되기를 고대하는 축제 분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로열 베이비 탄생은 주말 전후?= 출산 장소인 런던 세인트메리 병원의 취재 경쟁이 과열된 가운데 병원 주변 보안이 강화돼 출산 임박설이 퍼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병원 앞 취재구역과 주변 도로 등에는 경찰 1백여명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왕실 경호 당국은 이에 앞서 왕세손비가 머물 특별 병동을 비롯한 주변 시설에 대한 정밀 보안점검을 시행했다.
미들턴 왕세손비는 병원 안에 있는 산부인과 특별 병동인 '린도 윙'에서 분만할 예정이다.
이 병원은 작고한 다이애나비가 윌리엄 왕세손과 동생 해리 왕자를 낳아 왕실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왕세손비가 병원에 도착할 것에 대비해 병원 입구 건너편 취재구역에는 각국 취재진 100여명이 일주일 넘게 진을 치고 있다.
왕손이 태어나면 왕실의 공고문이 게시될 버킹엄궁에도 방송 중계차들이 배치돼 긴박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버킹엄궁과 병원 주변에는 취재진의 이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시민과 관광객까지 몰리면서 분주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찰스 왕세자의 부인 카밀라 콘월 공작부인은 로열 베이비 출산과 관련 "왕실 가족들은 이번 주말까지는 출산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주말전 출산설을 뒷받침했다.
윌리엄 왕세손비는 진통이 시작되면 병원에 입원해 분만한 뒤 1~2일 후 신생아와 함께 퇴원하면서 취재진을 위해 포토라인에 설 것으로 예상됐다.
◇'로열 베이비' 경제효과는 4천억원 = '세기의 커플'로 불리는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첫 아이 출산은 침체에 빠진 영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호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국 소비연구센터(CRR)에 따르면 로열 베이비 탄생이 영국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는 2억4천만 파운드(약 4천8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연구센터는 왕손이 태어나면 영국인 480만명 이상이 축하 파티를 벌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술과 음식 장만을 위해 8천700만 파운드(약 1천482억원)의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더해 각종 기념품을 비롯해 장난감, 서적, DVD 등 구매에 1억5천600만 파운드(2천658억원)가 소비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민텔도 로열 베이비 탄생으로 내수 소비 진작 및 관광 수입 증대 등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아기 용품 업계는 직접적인 특수를 누릴 것으로 분석됐다.
예비 엄마들이 '패션 아이콘'인 왕세손비 따라 하기에 나서면서 관련 상품의 판매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영국의 유아용품 업체들은 벌써 로열 베이비를 주제로 한 특별 제품을 내놓고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한 업체는 왕관 문양을 수놓은 기저귀 한정판을 출시했으며, 유아복 전문업체들도 로열 베이비 출산을 기념한 신상품들을 일제히 선보였다.
왕실 기념품점 유아용품 코너에도 기병대 복장을 본뜬 아기 잠옷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출산을 앞둔 임신부 크리스티 클라크는 "로열 베이비와 같은 달에 태어날 아이를 위해 한정판으로 나온 유아복과 신발을 점찍어 뒀다"고 말했다.
유아용품 업체 조조마망베베의 로라 테니슨 대표는 "로열 베이비의 출산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지대해 내수판매 특수는 물론 관련 제품의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왕실 현대화 기폭제 되나 = 로열 베이비의 출생은 앞으로 4대까지 왕실의 승계 구도를 확고히 함으로써 영국 왕실의 현대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왕위 계승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과 미들턴 비가 왕실의 주축 세대로 떠오르면서 국민에게 더욱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서는 왕실의 행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첫 아이의 출산과 육아 과정에서 왕실의 전통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혀 새로운 바람을 예고했다.
왕세손 부부는 당장 아이의 출산을 공문으로 알리는 관행을 깨고 여왕에게 직접 전화로 알리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또 아이 양육을 왕실의 전통을 따라 보모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아기와 되도록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의지도 과시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손수 기저귀도 갈고 밤에 깬 아기를 달래는 육아도 분담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을 고집하지 않는 윌리엄 왕세손의 자유로운 사고는 어려서부터 어머니 다이애나비의 손을 잡고 햄버거 가게를 찾거나 놀이공원에도 방문하는 평범한 양육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됐다.
왕실 사학자인 휴고 비커스는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자유롭고 평범한 생활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와 차별된다"며 "손수 아이를 돌보고 평범한 성장 환경을 제공하려는 변화를 통해 왕실과 국민 사이의 벽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