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돈 줄줄이 샌다…서울 아파트 관리부실 백태

조경 교체공사ㆍ회의실 CCTV 설치비 등을 주민ㆍ세입자에 전가
무자격업체 부실시공ㆍ공사비 뻥튀기까지 비리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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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업체와 공사비를 200만원 이하로 쪼개 수차례 수의계약을 하는 등 서울 시내 일부 아파트의 관리 상태가 부정과 비리로 얼룩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주민 제보와 자치구 요청 등으로 비리 의혹이 접수된 103개 아파트 단지 가운데 11개 단지를 상대로 6월 한달간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를 8일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입에 담지 못할 부당한 일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런 총제적인 비리를 해결하려면 입주민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실태 조사를 실시한 11개 아파트 단지는 노원구 상계보람 아파트, 강남구 도곡 렉슬 아파트,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 아파트, 중랑구 면목 한신 아파트, 구로구 오류 푸르지오 아파트, 강동구 천호동 아하이빌, 동작구 대방 대림 아파트, 강북구 SK북한산 시티, 성북구 한신한진, 송파구 잠실 엘스 아파트, 중구 남산 타운 등이다.

공사·용역 분야를 조사한 결과 한도(200만원)를 초과해 수의계약을 남발한 사례 56건, 공사비를 200만원 이하로 쪼개 무자격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사례, 입찰참가 자격이 없는 무자격 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사례가 2건, 공정한 입찰을 방해해 공사비를 과다 산정한 사례 11건 등이 적발됐다.

실제 A단지는 총 13건의 공사(1억7천700만원)를 수의계약으로 발주·시공했으며 계약 금액이 1천20만원인 하수관 교체공사 때 배관 단가를 과다 계상해 186만7천원을 과다 지급했다.

공사입찰은 실시했지만 낙찰된 업체가 아닌 무자격업체와 공사비를 200만원 이하로 쪼개 수의계약을 한 사례가 들통났다.

이런 사례는 모두 42건, 9억6천963만2천원 규모이다.

2개 단지는 입찰참가 자격이 없는 무자격업체와도 2건(11억1천9백41만2천원)의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B단지는 입찰과정에서 면허를 보유한 3개 업체가 응찰했으나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이를 무효 처리하고 입찰참가 자격조차 없는 무자격업체와 1억5천만원 규모의 소방시설 보수공사 수의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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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입찰을 방해해 공사비를 과다 산정한 사례는 2개 단지에서 11건, 38억7천427만7천원어치가 적발됐다.

C단지는 방수 및 재도장 공사 입찰 과정에서 5∼6개 업체가 밀약한 의혹이 있으며 특정회사가 내정가격 근사치로 낙찰되도록 했다.

낙찰가는 같은 회사의 다른 단지 시공단가와 비교해 1억1천만원 더 많았다.

공사 물량을 과다 산출해 관리비가 누수된 사례는 4개 단지 총 10건(2억6천773만9천원)이었다.

관리비 운영 분야에서는 장기수선충담금과 관리비를 구분하지 않고 혼동해 운영하거나 재활용품 매각 등 잡수입 운영을 부실하게 하는 등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한 사례가 발견됐다.

D단지는 장기수선계획에 있는 조경시설물 교체공사(9천100만원)와 쓰레기 집하장 및 입주자대표자 회의실 CCTV 등 방송설비 설치비용(8천200만원)을 관리비의 수선유지비 항목으로 부과해 거주자와 세입자에게 전가했다.

F단지는 주차시설충당금을 관리비 항목에 포함해 거주자나 세입자로부터 10억5천600원을 적립하고 이중 6억4천8700만원을 장기수선충당금으로 해야 하는 도로 아스콘 포장공사에 사용했다.

나머지 4억800만원도 장기수선충담금으로 적립했다.

알뜰시장이나 재활용품 매각수입 등 잡수입을 거주자를 위한 관리비 경감에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수선 계획과 장기수선충담금 분야에서는 아파트 준공 때 사업주체가 수립하고 이후 3년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조정하도록 돼있으나 전문성 없이 형식적으로 수립·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수선충당금 적립액이 턱없이 부족해 5년, 10년, 15년 수선 주기에 따른 적기수선이 되지 않아 건물이 노후화되고 공사를 집행하면서 장기수선충담금 부족하면 관리비로 부과하는 문제점들이 많이 드러났다.

G단지는 장기수선충당금을 본래 목적이 아닌 입주자대표 소송관련 비용으로 1억원 넘게 쓰는 등 1억9천100만원을 용도 외로 부당 집행했다.

입주자대표회의 내부에서 공사 수의계약을 하거나 관리비를 전용하는 등 이권 다툼이 심각한 것을 물론 입주자대표회의내 다수파와 소수파 간 분쟁, 입주자대표회의와 선거관리위원회 분쟁으로 아파트 관리가 파행으로 치닫는 경우도 다수 드러났다.

F단지는 관리규약상 업무추진비는 입주자대표회장과 감사에게만 지급할 수 있으나 규약에도 없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이사, 각종 소위원회 및 분과위원회 활동비 명목으로 7천240만4천원을 지급하고 입주자대표회의 민·형사 소송비 950만원을 입주자대표회의의 운영비에서 지급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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