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 입원 한 달…"위독하지만 안정"

남아공 단결 계기…이전투구 만델라 자손에 국민 눈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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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상징이자 전 세계 인권과 평화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95)가 7일 30일째 병원에 입원해 있다.

지난 6월 8일 오전 1시30분께 폐 감염증이 재발해 수도 프리토리아의 메디클리닉심장병원에 입원한 그는 같은 달 23일 밤부터는 위독한 상태로 악화됐다.

하지만 6월 27일부터는 "위독하지만 안정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대통령실은 밝히고 있다.

◇ 병세 = 만델라는 인공호흡장치에 의존해 호흡할 정도로 위독한 상태다.

제이콥 주마 대통령실은 그러면서도 '안정된(stable)' 상태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가 한때 그가 식물인간 상태라는 일부 외신보도도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부인했다.

지난 1일 만델라를 병문안한 옛 민주화 투쟁 동료 데니스 골드버그는 "한때 생명유지장치의 전원을 끄자는 제안이 나왔으나 의료진은 만델라의 신체 기관 중 어느 하나가 완전히 불구가 될 경우에만 고려할 방안이라며 이를 거부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델라가 분명히 의식이 있으며 말을 걸면 눈을 뜨고 말을 하려 한다"고 만델라 상태에 대해 소개했다.

이에 앞서 장녀 마카지웨도 지난달 26일 "아버지가 말을 걸면 눈을 뜨려 하고 만지면 반응을 보인다"고 전한 바 있다.

만델라가 지난 1990년 2월 27년간의 옥살이에서 석방된 후 한 달 이상 입원해 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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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과거 케이프타운 앞바다 로벤섬 교도소에서 복역하면서 약 13년 동안 채석장에서 노역을 했다.

이 때문에 이후 호흡기 질환을 앓아왔다.

한때 폐결핵에 걸렸다 완쾌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1년 급성 호흡기질환 증세로 요하네스버그 병원에 입원했으며 2012년 12월에는 폐 감염증으로 약 3주 동안 입원했다.

◇ 남아공 단결 계기 = 95세의 고령인 만델라가 폐렴으로 위독한 상태가 되자 온 국민이 그의 건강회복을 기원했다.

흑인과 백인, 어린이부터 청장년,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이 메디클리닉심장병원을 찾아 정문 옆 담벼락에서 만델라 쾌유를 빌며 기도했다.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에 올라 흑인과 백인이 화합하는 '무지개 국가' 초석을 닦은 그에게 전 국민이 그의 용서와 화합 정신을 기리면서 다시 한 번 남아공이 단결하는 계기가 된 것.

정쟁을 거듭하던 남아공의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야당 민주동맹(DA) 소속 국회의원들이 케이프타운 의회의사당에서 일제히 기립해 만델라 쾌유를 비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 만델라 '이별 연습' = 남아공의 살아있는 성자로 여겨지던 만델라의 타계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그동안 남아공에서는 금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워낙 고령인 만델라가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이 부쩍 잦아진데다 그가 위독하다는 대통령실의 발표가 이어지면서 남아공 국민도 이제는 그가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다는 점을 새삼 인식하게 됐다.

물론 온 국민이 그의 쾌유를 빌지만 이제는 그가 타계할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양상이 나타난 것.

과거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 정권의 마지막 백인 대통령이지만 만델라 석방 등 민주화에 기여해 만델라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F.W.

데 클레르크(77)는 지난 3일 심장박동 조절기 삽입 수술을 받고 퇴원하면서 "만델라의 쾌유를 빌지만 그가 타계한다고 해서 남아공이 공황상태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아공에서는 과거 만델라 건강이상설이 유포되면서 '흑인이 백인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등의 악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만델라의 위독한 병세가 지속하면서 이제는 남아공 국민이 차분하게 그의 말년을 지켜보는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 '정치적 이용' 논란 일기도 = 만델라 입원이 장기화하면서 정치권 특히 여당인 ANC가 내년 선거를 앞두고 그를 이용하려 한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메디클리닉심장병원에 ANC 당원이 집단으로 방문하고 병원 앞에 ANC 로고가 새겨진 현수막을 다는 모습은 언론과 야당에 의해 도마 위에 올랐다.

만델라가 비록 ANC 지도자였지만 그는 이미 특정 정당을 초월해 온 국민의 존경받는 '아버지'인 만큼 ANC가 그를 독점하려 해선 안 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또한 만델라 병세에 대한 정보를 대통령실이 독점하는 것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총선에서 현 ANC 정부가 만델라 후광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하지만 ANC는 이런 주장을 야당의 정치 공세로 일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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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는 ANC의 살아 있는 역사인데다 ANC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ANC가 그에 대해 존경을 표하는 모습은 당연하다는 논리에서다.

대통령실은 또 만델라와 가족의 사생활이 침해받지 않아야 하며 의료진이 온전히 만델라 진료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 만델라 자손 다툼에 국민 눈총 = 이번 만델라 입원과 관련한 뜻밖의 최대 '패자'는 다름 아닌 만델라 자손인 것으로 드러났다.

만델라 장지를 둘러싸고 장녀 마카지웨(60) 등 가족 16명이 장손 만들라(39)를 상대로 법정 다툼을 벌여 승소했지만 만들라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마카지웨 등을 맹렬히 비난한 것.

마카지웨 등은 만델라가 고향 쿠누에 묻히길 원하며 그의 생전에 숨진 세 자녀 유해와 함께 매장되기를 원한다면서 소송을 냈다.

만들라가 당초 쿠누에 있던 세 자녀 유해를 지난 2011년 가족과 사전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음베조로 옮긴 만큼 다시 쿠누로 이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만델라는 음베조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쿠누로 이동했고 쿠누를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

만들라는 쿠누에서 약 30㎞ 떨어진 음베조의 추장이다.

마카지웨 등은 또 법원에 낸 문건에서 만델라 의료진이 그에 대한 생명유지장치 작동을 중단하도록 가족에 권유했다고 기술했지만 이런 내용이 과장된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만들라는 마카지웨를 대리해 법원에 과장된 내용의 문건을 제출한 변호사들을 문제 삼아 변호사 협회 등에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현지 뉴스통신 사파(SAPA)는 7일 전하기도 했다.

남아공 국민은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만델라와 남아공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태를 그만두라며 싸잡아 비판하는 양상이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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