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화장품, 안전 안하면 말고?" 식약처의 두 얼굴

스테로이드 범벅이 '기적의 크림'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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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는 지난 해 말 미국 화장품브랜드인 <마리오 바데스쿠>社의 ‘힐링크림’에서 스테로이드가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전 당시 그 식약처 발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치료제로 강력한 부작용 때문에 절대로 화장품에 들어가선 안 되는 성분이기 때문이죠. 당연히 우리나라는 물론 대부분의 국가에서 법으로 화장품에 배합을 금지합니다.

그러나 당시 이 발표는 그리 크게 보도되거나 이슈 되지 않았습니다. <마리오 바데스쿠>가 기자들은 물론 대중들이 잘 알만한 화장품 브랜드가 아니었다는 이유가 큽니다. 만일 랑콤이나 샤넬 같은 브랜드에서 스테로이드가 나왔다면 매우 크게 보도됐겠죠.

하지만 실은 <마리오 바데스쿠>는 몇 해 전 부터 화장품에 관심 좀 있다 싶은 여성들에겐 선풍적인 인기를 끈 브랜드입니다. 얼굴팩과 스크럽제품은 화장품 파워 블로거 사이트에서 손 꼽히는 필수 아이템이고, 특히 힐링 크림은 이거 하나만 바르면 기초 화장은 다른 건 더 바를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스킨에 에센스에 로션까지 복잡하게 바르지 않고도 크림 하나만 바르면 피부가 좋아진다니 ‘기적의 크림’으로 통할만 했죠. 당시 식약처 발표는 2012년 6월에 제조된 제품에서만 스테로이드가 검출됐다고 밝혔고, 나머지 제품은 식약처 검사 결과 안전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식약처가 스테로이드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 힐링 크림을 사용했는데도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들이 인터넷에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작용 사례자들을 만나봤습니다. 사용한 힐링크림의 제조번호를 확인하니 모두 식약처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던 제품이었습니다. 부작용 현상도 하나같이 비슷했습니다. 처음 바르면 놀랄 만큼 피부가 하얗고 좋아지지만 바르지 않으면 급격히 나빠지고, 나중엔 피부가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아 피부과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였습니다.

전형적인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겪은 이들이 바른 힐링크림은 과연 안전할 걸까? 부작용 사례자들에게 남은 힐링 크림을 수거해 식약처가 공인하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식약처가 스테로이드가 없다고 했던 힐링크림에서 스테로이드가 검출된 겁니다. 그것도 식약처가 원래 스테로이드 2종을 검출한 힐링크림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이 나왔는데, 특히 강력한 스테로이드 성분인 트리암시놀론은 식약처 검출보다 1.5배나 더 많이 나왔습니다.

결국 식약처가 안전하다고 해서 안심하고 발랐던 사람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본 겁니다. 박근혜 정부는 복지부의 외청이던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승격시켰습니다. 화장품은 식약처에 따로 담당 정책 부서가 있을만큼  우리 삶의 긴요한 품목 중 하나죠. 

식약처가 안전하다고 했던 화장품까지 우린 의심하면서 살아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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