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승철, 거침없는 그의 발걸음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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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분야에서 인정받는 것이 얼마나 살맛나는 일인지 보여주는 이가 있다. 바로 정규 11집 ‘마이 러브’로 돌아온 이승철이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11집을 미리 들려주고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서 만난 이승철은 한층 더 세련되고 멋져진 모습으로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어떤 마음이었는지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번 앨범은 오랜 친구 전해성의 손길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앨범이다. 잊고 있었던 연애 세포가 살아나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현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작품도 싣었다.

“2년 전부터 준비했다. 한 60곡정도 받은 것 같다. 제작비도 아낌없이 투자했다. 뮤직비디오에만 2억 5000만원 정도 들었다. 사실 이번 앨범은 파트 1과 파트 2로 나뉘는데 파트 1은 모던 팝에 트랜디한 느낌을 주고 9~10월께 발매되는 파트 2는 내게서 기대할 수 있는 정통 록발라드가 수록 될 것 같다. 9곡 중 7곡이 전해성 곡이지만 대학생들의 참신한 곡도 싣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이런 식으로 발표해서 대중들이 관심을 갖게 되고 기성가수들이 실용음악과 학생들의 작품을 써준다면 어마어마한 발견이 되는 것이다. 학생들의 작품을 접하면서 무척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승철은 케이블채널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의 호랑이 심사위원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심사를 하다가 앨범을 내려면 부담감도 클 것 같다.

“심사위원이라 보는 사람들이 많다.(웃음) 후배들에게 음악적인 길, 보컬의 능력도 보여줘야 할 것 같고 그러면서 대중성도 있어야 할 것 같다. 굉장히 어려운 과제다. 좋은 노래와 트랜디한 느낌을 잘 버무리려고 했다. 진부하지 않은 음악들을 만드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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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발표한 앨범마다 사랑을 받았고 후배들에게 닮고 싶은 선배로 손꼽히는 이승철이니 만큼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복잡한 생각이 드는 것도 피할 수 없지 않을까.

“지금 현재 시점에서의 이승철이라는 가수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를 고민했다. 그러다가  듣기 좋은 대중가요를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으로 만들었다. 타이틀곡 ‘마이러브’의 경우 집에 가다가 뭔가가 떠올라서 그 길로 녹음실로 돌아와 작업을 한 노래다. 역시 오랜 시간 갖고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순간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들 중에 정말 좋은 곡이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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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이라는 이름이 주는 부담감도 크지 않을까 싶다.

“주저앉으면 부담이 되는 거다. 부담이 채찍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원동력이 된다. 부담은 느껴지는데 그게 채찍, 원동력으로 작용해서 탄력을 받으면서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정말 열심히 임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조용필, 이문세 등 가요계의 등줄기들이 앨범을 발표하거나 대형 공연을 하면서 음악팬들을 든든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조용필의 앨범을 듣고 후반 작업을 다시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믹싱 끝나고 형님(조용필)의 앨범을 만났는데 열정, 마케팅 방법 등에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사실 형님은 이제 앨범을 발표하면 그냥 저절로 되는 것도 있을 텐데 이번 앨범과 티저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렇게 제작할 수 있는 능력과 아이디어가 너무나 존경스러웠다. 그러면서 나도 마케팅 방법 같은 부분을 수정한 게 있다. 정말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했다. 집사람이 우리나라 뮤직비디오 작품을 다 보고 그 중에서 차은택 감독과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조용필 형님은 역시 이정표, 등대 같은 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또 이문세 형님의 공연 자료로 봤는데 5만 명 앞에서 공연한다는 게 그냥 되는 일도 아니고 무대와 스케일, 노래 구성을 보면서 여전히 형님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감동을 받았다.”

이승철도 노래 연습을 할까 싶은데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은 “물론!”이다.

“다른 앨범의 경우 많이 들으니까 후회된다, 지루하다 싶기도 했는데 이번 앨범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감을 중요시했다. 보통 노래 한 두 번 부르고 끝내는데 이번에는 신경을 많이 써서 연습을 했다. 내 스스로의 단점을 보완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내 자신의 아쉬운 점이 많이 없어진 앨범이다. 이번에는 술 한 잔도 마시지 않고 노래를 불렀다.(웃음) 시대가 또 달라졌고 이번에는 맑은 정신에서 노래를 부르려고 했다. 어린 친구들과 작업하고 소통하면서 전반적으로 노래도 깔끔하고 핵심 포인트가 강조된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다보니 기존 앨범에 비해 더 차분해지고 깔끔해진 느낌이다.”

자신의 창법을 고수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말한다.

“본인의 창법을 고수하는 게 위험하다. 우리 같은 기성 가수는 그런 게 독이 될 수 있다. 작곡가와 협의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 늘 새로운 옷을 입기 위해서 많이 노력해야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한다기보다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둔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꿋꿋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자신들의 길을 갈 이승철은 그 한걸음 한걸음으로 후배들의 든든한 길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에게도 꿈이 있다.

“요즘 같이 앨범 한 장 발매하기 힘든 때에 더블 앨범을 발매한다고 하자 놀라는 이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11집 자체가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스튜디오를 12년 전에 지을 때 IMF고 음반 산업이 사향길이라며 왜 그런 무리를 하냐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나는 혹시나 아무도 내 앨범을 제작해 주지 않을 때가 와도 나는 내 앨범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지었다. 그래서 내게는 이 공간이 정말 소중하다. 노래를 그만 둘 때까지는 계속 여기서 녹음해서 들려주고 싶다. 폴 매카트니, 에릭 클랩튼, 프랭크 시나트라처럼 꾸준히 내 음악을 하고 싶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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