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장마 속 무더위…올 첫 열대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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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무더위, 어찌 보면 함께 할 수 없는 기상현상 같지만 생각보다는 곧잘 어울립니다. 비가 내리면 더위가 물러가는 것이 당연할 텐데 장맛비도 비 나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장마는 전국을 모두 커버하지 못하고 중부면 중부, 남부면 남부에만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아 비가 내리지 않는 틈새를 이용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경우가 아주 흔합니다.

비가 내리더라도 너무 약해 공기를 충분히 식혀주지 못할 경우에도 오히려 끈적끈적한 더위가 이어지곤 하는데요.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 감질 나는 비가 반짝 내렸다 그치면 마치 뜨거운 솥에 물을 부을 때 김이 확 올라오듯이 공기 중에 수증기가 공급되면서 더위가 더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장마철의 무더위는 구름의 양과 습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구름이 많고 습도가 높은 밤에 낮동안 지면에 쌓인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면 열대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잠 못 이루는 밤은 사실 한 여름에서보다 장마철에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장마가 잠시 주춤한 사이에 무더위가 이어진 곳에서 다음날 열대야가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하고 할 수 있는데요. 화요일(2일) 밤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수요일(3일)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돈 곳이 많았고 이 때문에 올 들어 첫 열대야가 기록된 곳이 많았습니다.

신기하게도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더운 밤을 경험한 뒤 아침 기온을 살피면 25도를 웃돌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 25도가 열대야의 기준 온도입니다. 오늘(3일) 제주시의 아침 최저기온은 29도를 넘어서 마치 한 낮 같은 밤을 보냈고, 강릉과 포항 속초 동해 등 동해안과 더위의 대명사 대구시의 최저기온도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올 첫 열대야가 기록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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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캡쳐_500

지난해에도 첫 열대야는 장마철에 나타났는데요. 공교롭게 날짜마저 올해와 똑같습니다. 2012년 7월 3일 포항의 아침 최저기온이 25.1도로 25도를 웃돌면서 첫 열대야가 관측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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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을 전후해 가장 극적으로 날씨의 변화를 겪는 곳은 동해안입니다. 장마 전에는 북동쪽 고기압이 주로 영향을 주면서 기온이 20도를 조금 웃도는 정도로 선선해 저온현상이 이어지다가도 장마가 시작되면 바람이 남서풍으로 바뀌면서 정신없이 기온이 오르곤 하는데요.

남서쪽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공기는 그 자체가 매우 기온이 높고 습한데 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더 더워지기 때문에 기온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이죠. 수요일(3일)과 목요일(4일) 강릉의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여름철 휴가지로 가장 많은 사람이 동해안을 꼽는 이유는 어쩌면 이런 더위에서 찾을 수 있을 텐데요. 뜨거운 햇볕을 피해 시원한 바다로 곧장 뛰어들 수 있는 멋진 곳이 바로 동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해안이라고 해서 장맛비가 내리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목요일(4일) 까지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겠지만 금요일(5일) 부터는 다시 장맛비가 중부지방까지 확대되면서 더위도 한풀 꺾일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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