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는 1,2편의 연속 흥행을 통해 공포 영화의 히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개봉한 1편이 전국 3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제작비 대비 짭짤한 수익을 올렸던 데 이어 2편은 개봉 첫 주 1편의 기록을 넘어서고 23일 현재까지 49만 3,839명의 관객을 모았다.
옴니버스 공포 영화인 '무서운 이야기2'는 세 에피소드의 완성도가 균일하지 못해 전편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정범식 감독이 연출한 에피소드 '탈출'은 참신한 아이디어,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의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게 만들었다.
'탈출'은 엘리베이터 괴담 때문에 다른 세상에 갇혀버린 교생의 이야기를 그린 공포물. 이 에피소드의 히어로는 단연 고경표다. 고경표는 어리바리한 교생 '고병신'으로 분해 '사탄희'(김지원 분)의 꼬임에 속아 갖은 고생을 겪게 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고경표는 '탈출'에서 자신이 아니고서는 대체 불가능할 것 같은 4차원 캐릭터를 연기했다. '탈출'에 대해 스스로 '개병맛 코믹 호러'라고 소개한 고경표는 독특한 장르에 최적화된 엽기 캐릭터 '고병신'으로 완벽하게 빙의했다. 사팔뜨기 눈동자 연기는 물론이고 엽기적이고 기괴한 행동으로 포복절도할 웃음을 선사했다.
2010년 KBS 드라마 '정글피쉬'로 데뷔한 고경표는 데뷔 초부터 또래의 배우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184cm의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를 가진 ''꽃미남과' 배우임에도 멜로나 하이틴물에 출연하지 않고 코미디 연기에 집중한 것이다.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도 tvN 'SNL 코리아'에 출연하면서부터다. 고경표는 'SNL 코리아'에서 엽기 캐릭터, 여장 캐릭터, 동성애 연기 등 다양한 캐릭터를 시도하며 코믹 연기의 감을 확실하게 익혔다. 매주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1년 가깝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기에 대한 순발력과 센스를 키울 수 있었다.
고경표는 김수현, 이현우 등 또래의 배우들이 걷고 있는 노선과 비교해 분명 덜 멋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꽃미남 청춘스타'가 아닌 '개성파 배우'로 잡았다. 그럼에도 그는 10대 여성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사랑을 받고 있다. '잘생긴데 웃긴, 옆집 오빠'같은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틈새를 공략한 영리한 포지셔닝이 아닐 수 없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