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두원/사회자:
여대생 청부 살해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중견기업 회장 사모님이 지난 4년 동안 감옥이 아닌 호화병원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인 논란이 큽니다. 그런데 이 윤 모 씨처럼 형 집행정지 제도를 악용해서 이른바 합법적 탈옥을 하는 수용자가 매년 30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검찰에서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다고 하는데 그 동안 뭐하고 있었는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관련해서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안녕하십니까.
▷ 서두원/사회자:
많은 분들이 이 사건 알고 계시겠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002년에 자신의 판사 사위가 피해자와 불륜관계를 의심해서 여대생을 공기총 살해했다. 이 청부 살해 사건. 2004년에 무기징역 선고를 받았죠. 그리고 2007년부터 5차례나 형 집행 정지로 계속해서 호화 병원 생활을 해 왔는데 그것이 불거져서 문제가 된 것인데 말이죠. 그런데 어떻게 무기징역을 받고도 그렇게 지낼 수 있었나.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는데 검사나 의사가 도와주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 아닐까요.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형 집행정치 처분은 형사 소송법에 따라서 검사장 허가를 받는 검사의 권한이고요. 이 과정에서 전문적 의견을 제시하는 주체는 의사입니다. 따라서 의사 진단서와 검사의 판단이 형 집행정지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겁니다. 이번 건 같은 경우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의사가 허위진단서를 발부했을 가능성이 크고요. 해당 검사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회장 사모님이 유방암, 파킨슨 씨 병. 무려 12가지의 무시무시한 병을 진단 받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해서 호화병실 생활을 해 왔는데요. 그런데 3년 전인가요. 형 집행정지를 결정할 때 객관적으로 결정하기 위해서 심의위원회를 둔다. 이런 제도를 도입했다고 하는데 이것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은 것이죠.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이런 종류의 사건이 발생하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힘의 논리라든가. 무전유죄 유전무죄 라는 인식이 있을 수밖에 없죠. 이번 건 경우는 그 동안 4번이나 형 집행정지 연장 허가를 받았고 기간도 최장 3개월 단위인데 6개월씩 두 번이나 연장되었죠. 이 과정에서 수시로 외부 출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 책임이 있는 심의위원회가 열리지도 않았다는 것은 이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서울 서부지검이었는데 서부지검측은 지난 3년 동안 심의위원회를 몇 번 열었는지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필요해서 만든 제도인데 왜 제대로 운영하지 않을까요. 이해가 잘 안 가는데요.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사실 형의 집행을 계속 하는 것이 인도적 차원에서 가혹하다고 검사가 판단했을 때 일시적으로 집행을 정지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사유가 있습니다만 대부분 질병으로 인한 형 집행 정지가 일방적이에요. 즉 중병으로 수감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수형자하고 가족에 대해서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국가가 배려한다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번 사건의 경우는 그 취지를 악용해서 국민의 평등권이 침해된 사례이죠.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국가가 법 정의를 실현할 의지가 있는가 하는 문제와 일부 의사들의 윤리성, 도덕성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모두에 설명을 해주셨습니다만 형 집행정지는 의사의 진단서 그 다음에 검사의 판단인데요. 의사 진단서는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한 명의 의사 의견만 구하면 되는 건가요.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사실 의사들이 진단하게 되면 중복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아요. 그래서 두 명 정도의 의사에게로만 진단을 받으면, 그게 내부 의사냐 외부 의사냐를 구분하지 않는데요.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수형자가 의사를 매수해서 진단서를 위조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사실 의료분야 비전문가인 검사가 그것을 확인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죠.
▷ 서두원/사회자:
의사의 진단서 허위가 적지 않다는 지적들이 있는데, 그런데 허위 진단서를 끊는다는 것이 아무나 하기 힘든 것 같은데요.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쉬운 일은 아니죠. 그런데 이것은 일부 의사들 중에서 의사로서의 도덕심이나 윤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그런 종류의 의사들에게는 가능할 수 있죠.
▷ 서두원/사회자: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징역 15년인가 확정되어서 복역하다가 돌아가실 것처럼 진단서를 받고 풀려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잘 살고 계시죠. 해외도피해서 살고 있는 것 같은데요.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그렇죠. 해외 도피해서 살고 있고 지금까지 저희가 적절한 형벌을 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 서두원/사회자: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생 전경환 씨도 집행정지 받고 나와 계시고요. 그런데 죄를 지어서 징역형을 받았는데, 죽을병도 아닌 허위 진단서로 형 집행정지를 받는다. 나와서 보통 사람들처럼 자유롭게 생활한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데 형 집행정지 상태인 사람. 그런 사람을 점검하거나 확인하는 시스템은 없습니까.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그런 시스템은 있죠. 예를 들어서 지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경찰에서 실제로 그것을 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으로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경찰에서는 그것이 부과적인 업무이기 때문에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니까 그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 서두원/사회자:
형 집행정지는 3개월 씩 연장 하는 것 아닌가요.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원래 3개월씩 연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분 같은 경우는 그런 규정을 무시하고 6개월이라든가. 이런 과정을 거쳐서 문제가 된 것이죠.
▷ 서두원/사회자:
미국 등 선진국은 어떻습니까.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미국 같은 경우는 주마다 다릅니다만 불치병이라든가. 그것도 말기 증상이 있는 경우입니다. 또 부모들이 구금되어 있는 상황에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긴급한 상황이 있는 경우에 특별 석방제도가 있습니다. 이 제도 같은 경우는 한국의 형 집행 정지 제도에 비해서는 대단히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같은 경우는 50개 주 중에서도 36개 주가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은데 형 집행정지와 관련해서 형사소송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지금까지는 검찰에서 형 집행정지 권한을 가지고 제도를 운영해 왔죠. 검찰청에서 법무부로 격을 높여서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의견들도 있고 이 권한을 법원이 가짐으로서 검찰에 대한 균형과 견제를 해야 한다. 여러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만 어떤 형식의 심사위원회를 운영하더라도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그 원칙이 가장 중요합니다. 예컨대 피해자라든가 시민단체가 형 집행정지에 관한 절차나 결과를 질의할 때 반드시 통과하는 시스템 같은 것. 이것도 고려해볼만 하고요. 그 다음에 형사 소송법에 임의적 형 집행정지 사유가 있는데요.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를 근거로 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판단을 해 온 것이 사실이죠. 이것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할 필요하다고 봅니다.
▷ 서두원/사회자:
일본처럼 교도소 안에 종합병원 급의 시설을 두고 교도소 밖으로 못나가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지금 검찰에서 그런 주장을 많이 하고 있죠. 하고 있는데 사실 교도소 내에 전문 의료 시설 확충을 통해서 형 집행 정지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 쪽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의사들을 선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고려할 문제이죠.
▷ 서두원/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