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엔 병원을 선택할 때 인터넷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이걸 악용해서 다른 의사의 글을 그대로 베껴서 마치 자기가 전문가인 것처럼 행세하는 병원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안현모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정신과 전문의가 자신의 병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입니다.
ADHD 즉,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에 관한 10년간의 임상경험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올리기 시작해 조회 수가 3천 건이 넘습니다.
그런데 부산의 한 한의원 블로그에 똑같은 글이 올라왔습니다.
사진만 다를 뿐 20여 편의 글이 똑같습니다.의사가 느낀 감정까지 그대로 베꼈고, 심지어 오·탈자까지 그대로입니다.
[김태훈/소아정신과 전문의 : 검색하니 그대로 뜨더라고요. 어라, 이건 또 뭐냐 했죠. 출처도 전혀 밝히지 않고 마치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화가 났어요.]
항의하자 한의원의 해당 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
한의원 원장은 개원 초기 홍보 담당자에게 맡겼더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변명합니다.
[복제 글 게재 한의원 원장 : 우리는 그 당시에 뇌 전문으로 한 게 아니고, 그냥 할머니 할아버지 침 놓고 그런 걸 하고 있었을 때에요. 직원들이 퍼다가 끌어 쓴 거죠. 어느 정도는 내용이 채워져야 하니까.]
하지만 이는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실제로 또 다른 한의원은 같은 저자의 글 300여 편을 무단도용했다가 3천만 원의 손해 배상금을 물기도 했습니다.
[김대일 변호사/법무법인 신율 : 저작권법상 형사 처벌이나 민사적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온라인 병원 홍보 대행업체의 난립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도를 넘은 병원 홍보, 베끼기와 무단도용이 환자들의 판단을 흐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김승태·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