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산에 버린 음식물, 생태계 건강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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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에 갔다가 김밥이나 과일 같은 음식물이 남으면 '동물이 먹겠지' '거름이 되겠지' 하며 버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생태계에는 뜻밖의 결과가 나타납니다.

보도에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청계산 등산로.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음식물을 나눠 먹는 등산객들이 늘어납니다.

등산객들이 일어선 자리.

음식물 쓰레기가 널려 있습니다.

[조무남/서초구 공원녹지과 : 주로 의자 밑에, 먹다 앉은 자리 주변에 집어 던지고.]

먹다 버린 오이와 바나나 껍질, 상하기 직전의 김밥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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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등산객 : 짐승들이 먹는다, 거름이 된다 하지만 그런 게 얼마나 해 갖고 그게 거름이 되겠어요. 그냥 휙휙 던지는데.]

과일 껍질이나 오이 등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가 숲 속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떤 동물이 와서 먹는지 실험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카메라를 설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들개들이 포착됩니다.

개미와 파리가 들끓고, 들고양이 두 마리는 밤을 틈타 찾아듭니다.

[박찬열 박사/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 들개들, 고양이에게 우리가 먹이를 공급하게 되는 셈이고 그들은 먹이가 없다 보면 일반 다른 꿩이나 뱁새들의 둥지를 공격해서 산림 생태계가 일부 몇 종에 의해서 우점하게 되는…]

음식물을 먹는 동물 위주로 숲 속 생태계가 재편되는 겁니다.

실제로 한라산에선 해발 7~800m 아래 살던 박새와 큰부리까마귀 등이 등산로를 따라 정상까지 영역을 넓혔습니다.

이른바 에스컬레이터 효과입니다.

특정 개체가 늘어나면 이들의 먹잇감들은 줄어들기 마련.

무심코 버린 음식물 때문에 생태계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이재영, 영상편집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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