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 없나" 묻고는 가결 선포…해산조례 처리 순간


구글에서 SBS뉴스 즐겨찾기 추가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2013년 6월 11일 오후 2시 40분 경남도의회 본회의장 앞.

야당 도의원 교섭단체인 민주개혁연대 소속 의원 10명이 언론사 카메라를 향해 "진주의료원을 못 지켜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김경숙·강성훈·이종엽 등 여성 의원들은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돼 있었고 회견 중에도 계속 눈물을 흘렸다.

석영철 공동대표도 회견을 마친 후 얼굴을 돌리며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 처리는 어느 정도 예견됐고 각오도 했음직하지만 해산 조례가 막상 통과된 직후 몸으로 저지했던 소수파 의원들은 그렇게 언론 앞에 섰다.

진주의료원 조례 강행 처리는 이날 오후 2시 10분께 새누리당 소장파인 홍순경 의원 등이 본회의장 앞으로 다가가며 "시작해볼까"라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전날부터 연좌농성을 벌인 개혁연대 의원들이 잠자리로 사용한 스티로폼을 부러뜨리며 '뿌지직' 소리가 나자 몸싸움이 시작됐다.

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점거에 대비해 안으로 닫혀 있던 6개의 본회의장 출입문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열릴지 양쪽 다 촉각을 곤두세웠다.

기자들과 여야 의원들이 이리저리 쏠려 다니는 도중 정면 출입문 한쪽이 열리자 의장석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달리기가 시작됐다.

의장석 위로 개혁연대 김경숙 의원이 올라가 앉아버렸고 강성훈·이종엽 의원 등 개혁연대 의원들이 먼저 자리를 차지했다.

광고 영역

일순간 의장석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개혁연대 석영철 대표와 여영국 부대표, 이길종·이천기 의원 등은 미리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제압돼 의장석 근처엔 접근하지 못했다.

의회 사무처와 김오영 의장은 함께 몰려간 기자들을 내보낸 뒤 의사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레슬링 선수 출신인 김 의장은 그 상황에서도 의외로 차분하게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까지 3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몸싸움 중인 의원들을 향해 "진정해달라, 진행을 하지 않으면 식물 의회가 되니 협조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개혁연대 석 대표는 시종 구석에 몰려 "날치기하지 말라"고 고함을 질러댔다.

행여 김 의장 회의 진행을 방해할까 우려해 개혁연대 의원들을 묶어놓고 있는 새누리당 권유관·황태수·김부영 의원 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날 김 의장은 의사봉 없이 마이크를 들고 의장석 귀퉁이로 밀린 채 원안 통과에 찬성하는지 여부를 물었다.

정확하게 찬반이 몇 명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의회 사무처는 산회 후 새누리당 40명 중 32명, 개혁연대 11명 전원, 교육의원 3명, 무소속 3명 등이 재석 의원이라고 공개했다.

'이의 있느냐'는 의장의 물음에 대다수 의원이 '없다'고 답변했고 새누리당과 무소속 의원 등을 합쳐 38명이 찬성의견을 낸 것이라고 의회 사무처는 집계했다.

이날 불참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부분 조례 처리에 반대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사무처 입장이다.

개혁연대 측은 이날 표결 과정 등을 문제 삼아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소송 제기까지 거론하고 있다.

김 의장은 이날 의원들이 75일간 이 사안을 잘 숙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밝힌 지 105일 만의 해산 조례 처리였다.

의사당 밖에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의료원 노조 조합원 등 50여 명이 진주의료원 폐업·해산 무효를 외치며 종일 시위를 벌였다.

(창원=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