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신뢰 위기에 빠진 미국 IT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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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민간인의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실리콘 밸리의 IT 기업들이 신뢰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NSA와 자사 네트워크 간에 직접적인 접속 통로가 없다고 항변했지만, 미 행정부가 NSA의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인 '프리즘'(Prism)의 존재를 인정한 것과 시점이 맞물리면서 개인정보가 어떤 경로로 정부에 넘어가는지 의문이 더 증폭되는 양상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앞서 구글 래리 페이지 최고경영자는 블로그를 통해 "구글은 정부 당국에 무제한적인 접근권을 허용하지 않으며 프리즘으로 알려진 NSA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애플과 페이스북, 야후도 NSA가 자사의 전산망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 정부 당국자들 역시 법원의 명령을 기반으로 구축된 시스템을 통해 자료를 넘겨받을 뿐 업체 네트워크와 연결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업체와 정부 모두 간접적인 접근 통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온라인에 저장된 이메일이나 사진의 제목란 등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쪽문'(side door)의 존재 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와 관련, 행정부 출신의 한 사이버 보안 전문가는 기업들이 매우 신중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는 NSA가 기업 중앙서버에 직접 접속하는 통로인 정문 대신 쪽문을 이용해 실시간 혹은 거의 실시간으로 개인정보를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이 깔려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IT 기업들이 쪽문의 존재 유무에 대한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고, 정부 당국자들도 프리즘이 어떤 방식으로 운용되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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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또 연방 사법당국은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따라 IT기업에 정보공개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정부가 특별법원의 명령서만 받으면 영장 없이도 특정인에 대한 감시가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이 명령이 떨어지면 기업은 이메일이나 파일, 사진 등의 정보를 정부 측에 제공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사용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한 업계 전문가는 기업들이 자료 전송 과정을 일부 자동화함으로써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다양한 방식을 개발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들 방식을 활용하면 당국의 정보 요청에 직원들이 일일이 수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또 이렇게 넘겨받은 자료를 비공식적으로 검색해 특정인에 대한 부분을 압축한 뒤 해당 자료를 공식적으로 요청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그는 추정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IT 기업들이 정부에 고객 정보를 넘긴 의혹을 받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가 2년 전 페이스북을 '끔찍한 스파이 머신'으로 지칭했던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또 미국 정부가 대상이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이라고 강조했지만 사용자의 80%가 북미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페이스북 등의 입장에서는 그런 해명으로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사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정부와 국민 모두 사생활 문제에 극도로 민감한 유럽에서 역풍이 심할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유럽 정치권과 규제당국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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