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에 '욱일승천기'…어린이들은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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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쓰이는 실태, 보도해 드린 적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범기가 어린아이들이 보는 동화책과 만화에도 여과 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강청완 기자입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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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 SBS 8 뉴스

게임에도, 의상 디자인에도 요즘 적잖이 눈에 띄는 전범기, 일부 연예인들은 전범기 디자인을 사용했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합니다.

그럼 우리 청소년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볼까?

[((욱일승천기 디자인) 옷들 어때요?) 그냥 별생각 없는데요.]

[예쁜데요, 눈에 띄고 멋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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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에서 일곱 살 사이의 어린아이들이 즐겨 보는 그림 동화책입니다.

책장 사이에 욱일승천기가 등장합니다

[김서연/초등학교 1학년 : 예뻐요, 해님이랑 바다가 어울려져서 함께 사는 느낌.]

일본 유명작가의 그림책을 2009년 번역본으로 출간해 수만 권이나 팔렸습니다.

대형 서점, 지역 어린이 도서관과 일부 초등학교 도서관에도 비치돼 있었습니다.

[서자영/고양시 주엽동 : '좋은 책' 이런 데 소개되어 있는 리스트에 들어가 있을 만큼 유명한 책이에요. 아이들한테는 이게 '그냥 예쁘다, 좋다' 그 이미지로 남을까 봐 그래서 걱정입니다.]

출판사는 문제를 알면서도 비용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해당 출판사 관계자 : 절판시키거나 조치를 했을 때 저작권 문제라든지 비용 문제도 들여다봐야 하거든요.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어린이 1백만 명이 넘게 본 유명 일본 애니메이션에도 욱일승천기가 나옵니다.

[장경은/경희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 : 4~7세 속하는 아동들의 경우에는 무 비판적으로 자신들이 경험한 것을 수용하는 경향이 있고요, 이후에 바로잡는 교육을 한다고 해도 이런 왜곡된 가치관이나 역사관을 바로잡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현행 심의 규정으로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국가나 사회의 기본 체제를 훼손하는 경우만을 제지할 수 있습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관계자 : 조항으로 딱 찍어서 할 수는 없습니다. 출판사의 양식이나 이런 데 맡기든지 사실 (욱일승천기 문제는) 국민 감정문제기 때문에, 현재 심의 기준으로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일본 전범기를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접하고 청소년기에는 무 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되는 악순환.

어릴 적부터 역사인식에 대한 어른들의 각성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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