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꼭, 조 아저씨!] ④ 외로울 때면, 마을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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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부터 끊임없이 울리는 주문전화를 받기 시작해 15군데나 되는 마을을 돌고 귀가하면 밤 11시. 

건장한 체격에, 마을에서는 모르는 일도 없고 못하는 일도 없는 조 아저씨지만 한 편으로 트럭에서 장사하는 50대 가장이기도 하다.

피곤한 하루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내 집이지만 조아저씨는 어쩐지 혼자라는 느낌을 받는다. 스마트폰에 빠져 말을 걸어도 틱틱거리기 일쑤인 둘째아들이 야속하고, 사춘기인 첫째아들은 말을 걸기가 쉽지 않다.

그의 취미는 아내가 사준 달걀 부화기 돌리기. 마을 어르신이 준 달걀에서 나온 병아리가 더 내 새끼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처음 조아저씨의 트럭이 마을로 들어오게 된 계기는 혼자 살면서 거동이 불편한 마을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제 조아저씨가 오히려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위안을 받을 때도 많다. 17년 동안 그들은 피붙이 아닌 피붙이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별은 언제나 슬프다. 어제 웃으며 맞아주던 할머니가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조아저씨와 오지 노인들의 일상은 그렇게 지금도 흘러가고 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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