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나무 심기만 하면 죽는 땅…숨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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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년째 나무를 심었다 하면 죽는 땅이 있습니다. 나무를 키워 생업을 잇는 사람이, 이 죽음의 땅에서. 냉가슴만 앓고 있습니다. 왜 그런가 봤더니, 숨겨진 이유가 있었습니다.

박세용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의 한 조경수 판매업체.

곳곳에 죽어가는 나무가 수두룩합니다.

푸른 잎들이 우거져야 할 때인데 여기 나무는 가지가 앙상하기 그지없습니다.

수분이 부족해서 손가락으로 살짝만 만져도 가지가 뚝뚝 부러질 정도입니다.

건강한 나무는 단 한 그루도 찾아볼 수 없는데요.

벌써 몇 년째 나무를 심었다 하면 말라죽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비료를 주고, 배수로를 파고, 뭘 해도 답이 안 나오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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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삭기로 땅을 파봤습니다.

얼마 안 가 딱딱한 부분이 나옵니다.

[김형수/조경수 판매업체 사장 : 더 이상은 이제 안 들어갑니다. 이 포클레인으로는 이제 더 이상 안 들어가요.]

땅 속에 뭐가 있는 걸까.

대형 굴삭기로 바꿔 굳은 땅을 깼습니다.

잿빛 흙이 잔뜩 나오기 시작합니다.

지표면 황토와 완전히 다른 색깔이어서, 새로운 지층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흙 속에서는 건축 폐기물로 보이는 금속 자재와 못, 썩어가는 비닐이 수두룩하게 나왔습니다.

이걸 근처 야산에서 채취한 흙과 함께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대조군과 비교해 칼슘 성분이 80배 가까이 많이 검출됐습니다.

잿빛 흙이 건설폐기물이란 얘기입니다.

[백영만/환경보건기술연구원장 : 시멘트 쪽 그러니까 석회석 쪽에서 기인한 걸로 보입니다. 식물들이 영양분을 흡수 못해서 고사 할 수 있는 그런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도로포장재 아스콘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중유 성분까지 검출됐습니다.

죽음의 땅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지난 2008년 부터 이 땅을 임대해 나무를 심어온 조경업자의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살아도 산 게 아니에요. 저희가 팔 수가 없어요. 이게 뭐 한두 개도 아니고. 농민으로서 이게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에요.]

2005년 구청 허가를 받아 땅에 60cm의 흙을 메우는 공사를 했는데 이때 누군가가 건설폐기물을 몰래 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구청은 불법 사실을 뒤늦게라도 확인한 만큼 관련자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주범·김형진,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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