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곤 감독이 밝힌 '칸' 수상 비결 "직관적 메시지 통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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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단편 부문 황금종려상을 받는 문병곤 감독이 수상 원동력으로 '강렬한 메시지'를 꼽았다.

31일 오전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린 '세이프'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 감독은 "수상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서 "시상식 전까지 아무런 언급이 없었기에 다른 작품이 대상을 받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영화학과를 졸업한 문 감독은 세번째 작품 만에 한국 영화 역사를 새로 썼다. 만 30살의 젊은 감독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칸 영화제 심사위원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문 감독은 '세이프'가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의 힘'을 꼽았다. 그는 "메시지가 괜찮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경제 위기에 쳐해있는데 어떤 문제가 터지면 원인을 찾지 않나. 그런 점에서 내 작품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환전소라는 공간이 어느 순간 금고로 바뀌는 이야기가 좋은 메시지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아이러니가 메시지를 전하는데 있어 직관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문 감독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영화의 장르나 이야기, 캐릭터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다. 차기작을 통해 내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장르와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국 영화사에 유례없는 쾌거를 올린 문 감독에 대한 기대는 크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위원장은 "과거 송일곤 감독이 칸영화제에서 '소풍'으로 첫 수상한 이래 놀라운 쾌거를 올린 것"이라면서 "문병곤 감독 같은 젊은 인재가 한국 영화의 미래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그의 미래를 기대하고 응원한다"는 축사를 전했다. 

문병곤 감독은 향후 계획에 대해 "지금은 구체적으로 계획중인 작품이 없다. 좋은 시나리오를 쓰는게 우선일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 좋은 시나리오를 준 권오광 각본가가 또 한번 좋은 각본을 준다며 칸에 다시 한번 진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웃어보였다.

영화 '세이프'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 환전소에서 일하는 여대생이 가불금을 갚기 위해 고객 돈의 일부를 빼돌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25일 폐막한 제 66회 칸국제영화제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ebada@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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