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위원회가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 국외 반출 문제를 둘러싸고 얼키설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이 유물을 소장한 박물관이 오는 10월29일부터 내년 2월23일까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열리는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에 이 금동반가사유상을 비롯한 국보 12점, 보물 14점을 포함한 국내 유물을 대여하기로 하고, 이들에 대한 국외반출을 문화재청에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문화재보호법상 국외반출 허가권자는 문화재청장.
하지만 그에 앞서 문화재위원회(동산분과)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에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2월14일 회의에서 격론을 벌인 결과 해외 반출 대상 국보·보물급 문화재가 너무 많다는 이유 등을 들어 보류 판정을 하는 우여곡절을 거쳤다.
이어 지난달 11일 국가지정문화재 21건 26점에 대한 해외반출을 '조건부 가결'했다.
당시 문화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조건부 가결 밑에는 '서류 보완, 제출(유물운송, 포장, 해포담당)'과 '장기기간 국외 반출, 대량유물 국외반출 자제권고'의 두 가지 항목이 붙어 있다.
당시 이 회의에 참가한 A 문화재위원은 "83호 반가사유상을 국외 반출하기로 문화재위가 의결했다"면서 "83호 반가사유상이 앞으로는 자주 국외로 나가는 일을 이제는 자제하기로 문화재위 차원에서 권고 사항을 담은 것이 바로 조건부 의결"이라고 말했다.
A위원을 포함해 당시 회의 참가 거의 모든 문화재위원과 국립중앙박물관도 당시 문화재위가 83호 반가사유상의 해외 반출을 허가한 것으로 말했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3월18일 취임한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83호가 너무 자주 해외로 나간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재가 이렇게 자주 국외로 나가서는 곤란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문화재위원회 또한 그 사이에 교체됐다.
16일 취재진과 만난 변 청장은 "문화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83호 반가사유상 반출을 허가했다는 대목이 문화재위 회의록에 없다"면서 "따라서 박물관 측에는 상대적으로 적게 나갔지만, 비중이 그에 못지않은 78호 금동반가사유상을 대여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위원은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면서 "이미 83호 반가사유상 반출을 문화재위를 통과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문화재보호법상 그 허가권자는 문화재청장이며, 문화재위원회는 청장의 결정을 보좌하는 기구이니 그가 문화재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할 말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문화재위원회 출범 이래 지금까지 문화재위 결정을 문화재위원장이 거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청장의 거부는 문화재위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든다"고 반발했다.
나아가 83호 대신 78호가 나가는 것 자체도 문제라는 반론도 나온다.
한 불교미술사학자는 "두 반가사유상의 국적에 대해서는 신라냐 백제냐로 갈라져 논란이 많지만 현재 학설을 종합하면 83호는 신라, 78호는 백제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면서 "신라 특별전에 백제 유물이 나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번 논란은 어떻게 최종 결정이 나건 자칫 문화재위의 기능 자체를 약화시키거나,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 사이의 해묵은 갈등을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