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봄과 여름이 공존하는 달입니다. 태양의 고도가 높아지면서 한반도에 쏟아지는 태양에너지의 양이 크게 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온이 올라가고 농사를 준비하는 손길도 한층 바빠지는 기간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기온이 자연스럽게 올라가면 그리 큰 상관이 없지만 기온의 변화폭이 너무 가파르면 사람은 물론 모든 동식물이 적응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요즘 날씨가 바로 그런데요. 갑자기 기온이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입니다.
월요일(13일)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무려 33.1도까지 치솟았는데요. 서울 같으면 한 여름에도 기록하기 힘든 기온입니다. 기록을 찾아봤더니 지난 1991년 5월 18일 34.1도까지 오른 뒤 22년 만에 5월 중순 기온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대구 뿐 아니라 대부분의 남부 내륙의 기온이 30도를 웃돌면서 때 이른 더위가 절정을 보였습니다.
서울의 기온은 대구만큼은 아니지만 평년보다 4도 이상 높은 26.8도를 기록해 한 낮에는 반팔 차림이 훨씬 자연스러울 정도로 볕이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 봄은 이제 사라지고 바로 여름이 시작된 것일까요?
계절을 구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단순한 것은 일 년을 4등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절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상학에서는 여러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일정 기온을 넘어서는지 아닌지를 따져 계절을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 따를 경우 여름의 시작은 하루 평균기온이 20도를 넘고 최고기온이 25도를 웃돌아야 합니다. 최고기온 25도는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데 최고기온이 25도를 넘게 되면 실제로 길거리에 반팔 옷차림이 급증하곤 합니다.
이 기준을 대구에 적용하면 대구는 지난 6일 평균기온 20도, 최고기온도 25도를 웃돌기 시작했는데요. 서울은 월요일(13일) 평균기온 21.6도, 최고기온 26.8도로 여름 기준을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날씨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일단 수요일(15일) 아침까지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후에도 평균기온이 20도를 웃도는 경우가 많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몰론 기온이 전반적으로는 평년수준을 넘어서면서 조금 덥겠지만 완연한 여름 날씨로 몰고 가기에는 조금 부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3월과 4월의 기온이 평년보다 많이 낮았던 것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5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번 주 나타나고 있는 이상고온현상이 그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대구의 기온만 높고 봐도 수요일(15일)까지는 30도 가까이 오르다가 목요일에는 22도 선으로 크게 후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면 지난 30년 기온을 평균한 평년값에서는 여름이 언제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 있을까죠?
서울과 대전은 5월 29일부터 평균기온이 20도를 넘고 있고, 광주는 이보다 이틀 가량 이른 5월 27일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더위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대구는 조금 더 빨라 서울보다 8일 이른 5월 21일부터 여름이 열리고 있습니다. 강릉은 서울보다 조금 늦어 6월 4일부터 평균기온이 20도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 여름의 시작이 앞당겨지고 그 기간도 길어지는 것이야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아직은 3개월 단위의 계절 구분법, 즉 6월을 여름의 시작으로 정의하는 방법도 효과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계절이 앞서간다고 해서 너무 들뜨지 마시고 차분하게 여름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