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윤의 TV감수성] 드라마 ‘나인’이 남긴 것…‘판타지맨’ 이진욱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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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tvN 드라마 ‘나인’이 10주간 대장정을 마무리 한다. 타임슬립을 통한 반전을 거듭하던 한국형 판타지 ‘나인’이 남긴 것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배우 이진욱의 재발견이다.

‘나인’은 주인공 선우(이진욱 분)가 신비의 향초를 발견하면서 9번의 과거 여행을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 이진욱은 선우라는 인물이 왜 과거로 여행할 수밖에 없는지, 사랑하는 여인과의 얄궂은 운명을 거스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지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야만 했다.

이진욱은 2006년 SBS ‘연애시대’를 통해서 신인답지 않은 감성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후 ‘에어시티’나 ‘섬데이’를 통해서 이진욱은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구축했고, 지난해 방송됐던 ‘로맨스가 필요해 2012’를 통해 로맨스 코미디에도 도전했다.

‘나인’은 7년 가까이 차분하게 자신의 연기인생을 다져온 이진욱의 성적표와도 같은 작품이었다. 드라마 속 광범위한 비중을 소화하면서도 이진욱은 입체적인 인간의 감성을 표현해야 하는 숙제가 남겨졌다. 결과적으로 이진욱은 자신에게 주어졌던 기대 그 이상을 해냈다.

지난 13일 방송된 '나인'에서 이진욱이 보여준 죽음 연기는 그가 얼마나 연기적으로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장면이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선우는 "향초는 나였어. 결국 누군가를 선과 악으로 판단해 되돌리려 했던"이라며 읖조렸다. 덤덤하지만 삶의 고뇌가 느껴지는 무게감, 쉽지 않은 감성을 표현하는 이진욱은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샀다. 이진욱의 재발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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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을 통해서 이진욱이 얻은 건 상당하다. 적지 않은 작품을 했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 높지 않았던 이진욱은 ‘나인’으로 자신의 이름 세글자를 각인시켰다. 이진욱은 인지도 보다 더 중요한, 20~30대 미남 배우들이 가질 수 없는 '판타지적 매력'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나인'에서 이진욱이 빛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진욱과 조윤희의 호흡이 있었기 때문이다.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진욱은 상대배우를 편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매너 배우’ 중 한명으로 꼽힌다. ‘에어시티’, ‘로맨스가 필요해’ 등 드라마를 통해서 상대 여배우들이 한목소리로 칭찬하는 배우인 것.

남다른 배려심과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있었기에 ‘나인’의 이진욱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7년을 걸쳐 자신의 진정한 매력을 입증한 이진욱의 전성기가 반가울 따름이다.

kykang@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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