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통상임금 문제가 뜨거운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사법부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임금의 범위가 사회적 쟁점으로 본격 공론화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관련 소송이 사법부의 최고 의결기관인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다뤄질 가능성도 있다.
10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확인한 전국 법원의 통상임금 소송은 60여 건에 이른다. 대법원에서 미처 파악되지 못한 소송 건을 합하면 100건이 넘을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2009년 4억4천여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낸 대우자동차판매㈜ 근로자 10명은 1·2심에서 일부 승소하고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에 계류중인 사건만 최소 11건 이상인 것으로 법원행정처는 파악하고 있다.
통상임금과 관련한 소송은 지난해 3월 "분기별로 지급되는 상여금도 통상 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줄을 잇기 시작했다. 당시 대법원은 대구의 시외버스 업체 금아리무진 근로자 19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에서 "3년 동안 지급한 휴일·야간근무 수당 등을 달라진 통상임금 산정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정기상여금 근속수당 등 근로시간과 관계없는 급여는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의 산정 지침을 뒤집는 판결로 주목받았다.
이를 계기로 비슷한 집단소송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건마다 판단이 엇갈리고 개별 사업장에만 효력이 미치는 탓에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아리무진 근로자들이 낸 소송 역시 대법원이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내 판결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이런 혼란을 피하기 위해 최근에는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의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하자는 취지의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신청됐지만 무산됐다.
삼화고속 노조는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을 통상임금의 50% 이상 가산해 지급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56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요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통상임금을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고정임금이라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며 기각했다.
통상임금을 둘러싸고 현재 계류 중인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명확한 해석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이 그동안 다양한 판례를 통해 통상임금의 범위를 조금씩 바꾸면서 혼란을 부추긴 면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고 다수와 소수 의견이 엇갈릴 수 있는 만큼 전원합의체에서 사건을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