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배우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예능 프로그램에 발을 내딛었다. 예능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는 만큼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기에 대다수는 고배를 마시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물론 일부는 살아남았고 김희선과 한혜진은 대표적인 여배우 MC로 군림하고 있다. 김희선은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이하 화신), 한혜진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에 안착하며 안방마님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이에 손재은의 빅매치 7번째 주인공으로 두 사람을 선정한다.
# 김희선, 예쁜 돌직구녀
지난 2월 19일 ‘화신’이 포문을 열기 전 김희선은 데뷔 이래 토크쇼 MC는 처음이었던 터라 기대 보다 우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는 기우였다.
김희선은 첫 회부터 ‘화신’의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유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을 앞세워 여배우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은 솔직함과 예능인 못 지 않은 순발력을 버무린 모습이었다.
특히 인형 같은 예쁜 얼굴로 적재적소에 공격적인 질문을 던져 MC 신동엽, 윤종신을 비롯해 게스트들을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 신동엽의 말처럼 다른 사람이 하면 미워 보일 수 있는 말과 행동을 김희선이 하면 밉지 않고 오히려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김희선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라는 의외성이 웃음 포인트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 한혜진, 단아한 돌직구녀
한혜진 역시 ‘힐링캠프’를 통해 처음 토크쇼 MC로 나섰으나 지난 2011년 7월 첫 방송됐을 당시만 해도 김희선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오히려 방송이 시작된 후 자신의 자리를 잡으며 재발견된 케이스다.
한혜진의 MC 주무기는 직설 화법. 어떠한 막강 게스트가 등장해도 굴하지 않고 궁금한 점을 콕 짚어 강력한 직구 스타일의 질문을 쏟아내 시청자들에게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역할을 해냈다. 그래서 얻은 애칭이 돌직구녀다.
이 같은 모습은 시간이 흐를수록 노련해지고 있다. 재치 있는 입담과 순발력 있는 애드리브는 경험에서 나오는 예능감과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 이제 한혜진이 없는 ‘힐링캠프’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 승자는?
손재은의 빅매치 7번째 승자는 한혜진에게 돌린다. 토크쇼의 주가 되는 게스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공감을 끌어내고, 상황을 정리하고 매끄럽게 연결시키는 능력까지 겸비했다. 토크쇼가 게스트와 시청자들의 소통을 하는 창구가 되도록 그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더불어 그동안 배우로서 쌓아온 단아한 이미지를 예능에서 반전시켰다. 능청스러운 예능감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 면에서 김희선은 경험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예능감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게스트와 시청자를 연결해주는 모습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진=SBS
손재은 기자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손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