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야구장에도 '드레스 코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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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3일 잠실야구장에서 시구를 한 여배우 클라라의 의상을 놓고 말들이 참 많습니다. "아름답고 섹시한 몸매가 인상적이다"는 사람부터 "너무 선정적이어서 민망하다"는 비난까지 각양각색의 주장이 나왔습니다. 2년전에는 한 레이싱 모델이 큰 가슴을 절반쯤 드러낸 의상으로 시구를 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시구를 한 여자 연예인과 별도로 각 팀을 응원하는 치어리더의 의상과 율동의 선정성이 비판의 도마에 오른 지는 오래됐습니다. 

 제가 2005년 호주에서 연수를 할때 겪은 일입니다. 나름대로 복장을 갖춰 입고 한 골프장에 갔는데 그 골프장의 매니저는 "흰 양말을 신지 않았기 때문에 라운드를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회색 양말을 신었던 저는 "세상 어느 골프장도 흰 양말을 신지 않았다고 라운드를 하지 못하게 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따졌습니다. 하지만 그 매니저의 답변은 간단하면서도 단호했습니다. "그것이 우리 골프장의 드레스 코드입니다. 드레스 코드를 지키지 않으면 라운드를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그 골프장 매장에서 흰 양말을 상당히 비싸게 사서 라운드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스포츠에는 복장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타이거 우즈가 PGA 투어에서 반바지와 깃이 없는 라운드 티셔츠를 입고 플레이를 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No'입니다. 골프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도 다 '드레스 코드'가 있습니다.  우리 일상 생활에도 '드레스 코드'는 광범위하게 적용됩니다. 결혼식장에 가거나 문상할 때 반바지를 입거나 슬리퍼를 신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상식상 용납하기 힘든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프로야구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국민 스포츠입니다. 시구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급적 다양한 계층,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골고루 시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재 프로야구 전 경기는 지상파 또는 케이블 TV로 생중계됩니다. 야구장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입장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완전히 오픈된 공간입니다.  결론적으로 시구도 하나의 '공적 행위'로 볼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시구에도 마땅히 '드레스 코드'가 적용돼야 합니다. 여자 연예인과 레이싱 모델들이 자신의 몸매를 마음껏 과시할 공간은 야구장 말고도 넘칠만큼 많습니다.  

  몇년전 부터인가 국내 프로야구에는 이른바 '글래머 연예인'들의 시구가 부쩍 늘어났습니다. 선정적 의상으로 시구를 하면 그것을 다시 부각하는 기사가 줄을 이었고 이것이 다시 논란거리로 연결됐습니다.  프로스포츠가 속성상 팬들에게 '볼거리'를 풍성하게 제공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섹시 마케팅'의 과도한 추구는 오히려 여성팬과 어린이 팬을 잃을 수 있습니다. 1982년 출범 당시 프로야구는 '어린이에게 꿈을, 젊은이에게 낭만을, 국민에겐 건전한 여가 선용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습니다. 프로야구 9개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는 이 캐치 프레이즈의 정신을 다시 새겼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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