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정년 시대 ⑤ 중소기업계 '막막·혼선·우려' 교차

"정부, 임금조정·생산성·신규채용 감소 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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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계는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정년연장법'에 대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을 주도하고 고령 직원들의 교육·훈련과 신규 채용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임금조정 없는 정년연장은 인건비 부담만 키워

중소기업계는 법안에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되지 않아 임금조정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현호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직원들을 더 데리고 있으려면 임금피크제 적용이나 급여 삭감을 해야 하는데 누가 좋아하겠느냐"며 "임금조정은 논란이 불가피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박사도 "임금피크제도 중요하지만 우선 임금수준과 생산성을 일치시켜야 한다"면서 "법안이 정년연장만 보장하고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강제력이 없어 노조가 반대하면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당장 코앞에 닥친 정년연장에 대비해 임금체계와 직급구조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몰라 혼선을 빚고 있다.

한 중견 제조업체 인사담당자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할 수 있는지, 적용하면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 알아보고 있는데 아직 고지가 안 됐는지 관련 규정을 못 찾았다"며 "아무런 가이드라인이 없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다른 중소 제조업체 임사담당자도 "임금체계 등 시행과 관련된 부분을 법으로 강제하기보다는 가이드라인만 제공해 근로자와 사용자가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정년연장으로 얻는 효과가 인건비 부담을 상쇄한다는 주장도 적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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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부터 사실상 정년을 없앤 한 의류업체 인사부장은 "나이 든 직원들의 노하우가 늘어나는 인건비 이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데다 젊은 직원들도 고용 안정에 대한 고민이 없어 더 의욕적으로 일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나이 들면 일 못한다'는 기업 우려 덜어줘야"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정년연장이 기업경영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여 임금과 생산성의 괴리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실장은 "정년을 앞둔 직원들에게 나이가 들어도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주거나 교육·훈련으로 생산성을 높이지 않으면 기업 전체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 박사도 "중소기업은 여력이 없고 키워봤자 도망간다는 생각에 인재육성을 소홀히 해왔는데 계속 이러면 대기업과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이 인재육성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회사가 나이 든 직원들이 가진 장점을 키우거나 표출시키지 못해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교육이나 인사제도를 통해 이들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가 생산성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들은 정년연장으로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이 신규 채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

한 제조업체 인사담당자는 "정년이 큰 의미가 없는 사무직종은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겠지만 대부분 정년까지 일하는 생산직은 신규채용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생산직에 지원하는 고졸·전문대졸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중소기업 인사관계자도 "안 그래도 중소기업들은 젊은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정년연장으로 신규 인력을 채용할 여력마저 줄어들면 중소기업의 인력구조는 갈수록 노령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중견 의류업체 인사부장은 "정년연장으로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을 정부가 일정 부분이라도 지원해준다면 그 재원을 갖고 신규채용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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