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령화가족'(감독 송해성)이 주연 만큼이나 빛나는 조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아온 예지원은 나이값 못하는 두 형제 인모 역의 박해일, 한모 역의 윤제문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미용실 주인 수자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의 미용실을 찾은 인모에게 "영화감독 맞죠? 신경써서 잘라야겠네. 근데 지난 번 영화는 망하셨다면서요?"라고 우아한 돌직구를 날린다. 이에 인모는 기타 연주를 들려주며 바닷가 데이트에 성공했고, 한모는 음식을 싸들고 수자를 기다리는 순정파 면모를 보여줬다.
송해성 감독은 수자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고전적인 관능미를 강조하는 레드컬러 원피스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또 영화 '완득이' '특수본',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등에서 열연한 김영재는 세 번째 결혼을 앞둔 미연(공효진)의 셋째 남편 근배 역으로 출연한다. 근배는 한 길만 걸어온 보험회사원으로, 두 번째 이혼을 앞두고 비구니가 되겠다고 선언한 미연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인물이다. 또 나이값 못하는 미연의 두 오빠를 형님으로 깍듯이 모시며 가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운전기사까지 자처하는 순정남의 매력으로 웃음을 안긴다.
이처럼 '고령화가족' 못지 않은 독특한 캐릭터의 예지원, 김영재의 맹활약이 있어 영화는 더욱 유쾌하게 완성될 수 있었다.
'고령화가족'은 엄마 집에 빈대 붙은 철없는 백수 한모(윤제문), 흥행참패 영화감독 인모(박해일), 결혼만 세 번째인 뻔뻔한 로맨티스트 미연(공효진)이, 되바라진 개념상실 여중생 민경(진지희) 등 나이 값 못하는 가족들이 평화롭던 엄마(윤여정) 집에 모여들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로 오는 9일 개봉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