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서 재난물을 가장 잘 만드는 감독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은 손쉽게 롤랜드 에머리히를 떠올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소재로 다룬 '인디펜던스 데이', 빙하기를 그린 '투모로우', 인류멸망을 주제로 한 '2012'까지 다양한 소재의 '재난'을 스크린으로 옮겨와 전세계 박스오피스 수익 30억불을 기록하며 할리우드의 대표 스타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작 '화이트 하우스 다운'을 들고 내한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2일 오전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사회가 붕괴되는 영화를 만들 때 굉장히 재미있는 스토리가 나올 수 있다"면서 재난물을 만드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영화 철학에 대해 "재미와 메시지가 결합된 오락 영화를 지향한다"면서 "예전부터 비상한 스토리에 관심이 많았다. 사람들이 '아이언맨' 같은 영화에 열광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미국을 소재로 한 영화를 연이어 만드는 이유에 대해서는 "돈을 많이 주니까"라고 농을 친 뒤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사실 내 영화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다루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대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를 일컫는 말)의 메시지가 짙다는 자신의 영화를 향한 비판에 대해서는 "나도 내 영화가 너무 애국적으로 보여진다는 것을 안다. 나는 그런 외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 안에 내재된 선을 끌어내는 데 관심이 많다.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용기를 얻어서 생존하는 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자신의 대표작 '인디펜던스 데이'를 언급하며 "'인디펜던스데이'가 성공한 뒤 스스로 하나의 장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든 영화들은 다르다. 그래서 이번 영화 역시 기존 작품들과 다를 것이라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미국을 겨냥한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충격적인 설정과 거대한 스케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으로 채닝 테이텀과 제이미 폭스가 출연했다. 오는 6월 국내 개봉.
ebada@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사진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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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