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한 고령자 고용 촉진법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본회의 통과가 확실시되는 만큼 3백 명 이상 고용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2016년부터, 3백 명 미만 고용 사업장은 2017년부터 정년 60세 시대가 시작되게 된다.
입법 당시 쟁점이 됐던 임금 조정은 의무 규정으로 법에 명시하되 구체적인 방법은 노사 협의에 맡기도록 했다. "사업주와 근로자 과반수 노조는 그의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노사간 임금 조정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따르도록 했다. 여야는 일정 나이가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한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임금피크제란 근로자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서부터 임금을 단계적으로 낮추도록 하는 제도로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줄게 하기 위한 조치이다. 하지만 여야는 법리상의 이유로 임금피크제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법 해석에 대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 임금피크제 찬반은?
그렇다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사람들의 견해는 어떨까?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지난 4월 25일 전국 성인남녀 1,070명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찬반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54.9%가 '도입 찬성', 23.1%가 '도입 반대, 22.0%가 '잘 모름'이라고 답했다.
'도입 찬성'은 40대(61.8%)와 50대(59.8%)에서, '도입 반대'는 20대(32.7%)와 30대(27.6%)에서 가장 많았다. 정년을 가까이 둔 중장년층과 취업 등의 고민을 안고 있는 청년층 사이의 엇갈린 이해관계가 확연히 갈린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또 직업별로는 자영업(64.2%)과 사무/관리직(62.3%)에서 '도입 찬성'이, 반면 '학생(47.1%)에서는 '도입 반대' 응답이 많았다.
조사를 진행한 모노리서치측은 전반적으로 찬성 의견이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20대와 학생층의 반대의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정년연장과 맞물린 임금피크제가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치지 않을 경우 세대 간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 정년 연장 남은 쟁점은?
앞서 살펴봤듯이 여야는 정년 연장으로 인한 사업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 사업주와 노동조합은 정년을 연장하는 경우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합의는 했지만 임금피크제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명시하지 않아 논란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또한 '임금 체계 개편을 전제로 한 정년 연장'에 대해 노동계는 '수용불가' 방침을 고수하는 반면 산업계는 임금피크제가 명문화되지 않은 채 정년연장이 의무화되는 것은 기업부담을 가중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정년 연장이 시행되면 청년 실업난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0세 가까이 된 고령층이 생계 유지를 위해 직장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젊은이들의 취업이 더 어려워진다는 논리에서다.
이 때문에 정년 60세 연장은 자칫하면 '세대간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마저 안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노동계는 "청년 일자리와 정년 연장을 대체 관계로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청년 실업이 심각한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비난의 화살이 정년 연장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
정년 연장은 고령화 사회 풀고 가야 할 숙제이다. 하지만 숙제를 풀고자 내놓은 해법이 자칫 더 큰 사회적 숙제를 안겨주는 일이 없도록 정치권과 정부는 물론 노동계와 산업계, 또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지혜를 모으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조사개요
1. 조사대상 : 전국 성인 남녀
2. 표본크기 : 1,070명
3. 조사방법 : 일반전화 RDD / IVR(ARS)방식
4. 조사기간 : 2013년 4월 25일
5. 표본오차 : ±2.99%포인트(95% 신뢰수준)
6. 기타 : 성별·연령별·권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가중치 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