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대구와 부산을 잇는 KTX 2단계 구간과 전라선 일부 구간의 콘크리트 선로에서 수없이 많은 균열이 발견됐습니다. 하자보수 기준을 넘어선 균열만도 1천 개가 넘습니다.
최재영 기자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기자>
2010년 개통된 동대구에서 부산을 잇는 KTX 2단계 구간입니다.
기존의 자갈 선로와 달리 콘크리트로 시공됐습니다.
시공비는 많이 들지만, 유지 보수가 쉽다는 이유였습니다.
선로를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여기는 쭉쭉 균열이 있네요?) 네, 이런 경우들입니다.]
미세하지만 분명한 실금, 즉 균열 현상이 눈에 띕니다.
[코레일 관계자 : 침목하고 콘크리트 사이에 색깔이 다르죠? 하얀 게 올라오고 이게 백화현상이라고….]
한두 군데가 아니고 선로 전 구간이 다 그렇습니다.
지난 8일 작성된 철도공사의 내부 문건입니다.
2011년 8월 이후 지금까지 4만 4천여 곳에서 균열이 발견됐다고 보고됐습니다.
하자 보수 기준인 0.5mm를 넘어선 균열만도 1천 곳이 넘습니다.
침목과 도상이 분리되는 균열만도 337건이나 됩니다.
이곳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KTX 2단계 구간과 같은 공법으로 시공된 익산에서 신리 간 7.5km 구간에서 발견된 균열만도 8천200개.
침목과 도상이 분리되는 균열은 2단계 구간보다 훨씬 더 많은 860개나 됩니다.
[콘로드 에스벨트/KTX 1단계 자문의원, 전 독일 TU Delft 공과대학 교수 : 균열이 커져 구성품들이 고정되지 못한 채 움직이면서 백화 현상이 증가할 겁니다. 또 침목이 제대로 고정되지 못하고 궤도가 흔들려 성능의 저하가 예상되기 때문에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균열은 왜 생겼고, 왜 급증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레일 패드를 지목합니다.
약 17톤에 달하는 KTX 기관차에서 침목으로 전달되는 충격을 줄여주는 일종의 고무판입니다.
시간이 흐르며 딱딱해지는 경화 현상으로 충격완화 효과가 떨어진 것 같다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년 5개월 밖에 되지 않은 이 레일 패드가 지금 현재 교체작업 중에 있습니다.
교체대상이 약 30만 개 있는데 지금은 약 40%정도가 교체됐습니다.
철도시설공단은 설계 단계에서 레일 패드에 대한 제조사의 품질보증서만 믿고 성능시험을 하지 않았던 게 문제였다고 진단했습니다.
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은 현재 KTX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하자 보수 기준을 넘긴 균열이 많이 생긴 만큼 정밀 안전진단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달 착공한 호남선 KTX 구간은 설계를 변경해 다른 회사의 레일패드를 쓰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 알 림 -----
'콘크리트 궤도 균열 합동 조사반'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부고속철도 동대구~부산 KTX 2단계 구간의 콘크리트 선로는 일정한 범위에서의 균열을 허용하는 구조이며, 위 콘크리트 선로에서 발생한 균열은 레일패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또한 KTX 2단계 구간의 설계 단계에서 한국도시철도시설공단이 주식회사 한국철도시설공사를 통하여 한국기계연구원에서 레일패드에 대한 성능시험을 실시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