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남서울고 신재석이야. 신재석!"
영화 '전설의 주먹'의 속도감 넘치는 오프닝신에서 관객을 단번에 사로잡는 캐릭터가 있다. 얼룩무늬 교련복을 입고 사당고를 휘저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한 고교생. 바로 이 영화를 통해서 데뷔한 신예 박두식이다.
이름부터 외모, 연기까지 파이팅이 넘치는 박두식은 '전설의 주먹'이 발견한 빛나는 보석이다. 넘버원 싸움짱을 꿈꾸지만, 현실은 삼류 건달인 신재석 역을 맡아 외모부터 연기력까지 자신의 재능을 120% 발휘해냈다.
박두식은 그 흔한 소속사도 없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며 '전설의 주먹'의 오디션을 통과했다.
"오디션 카페에서 정보를 보고 지원하게 됐어요. 원작을 보고 3분 내외 영상을 만들어 보내는 게 1차 예선이었는데, 원작 속 신재석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반삭을 하고 험악한 인상을 만들었죠. 과 친구들을 불러모아 뒷산으로 일단 올라갔어요. 그날 비까지 내려서 거칠고 험악한 분위기가 잘 표현됐던 것 같아요"
날 것의 연기가 빛났던 탓에 박두식은 가장 어려웠을 1차 오디션을 통과했다. 연기 전공을 했지만, 실전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기에 오디션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4차에 이르는 오디션을 치르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도 카메라 앞에서의 시선 처리를 꼽을 정도였다.
"오디션에 합격하고 나서도 어안이 벙벙했어요. 보통의 신인들은 100번 정도 프로필 돌려도 한번 연락이 올까 말까 라던데 전 운이 좋았죠. 강우석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서 꿈을 키웠고, 2011년엔 감독님 작품인 '글러브' 오디션에 떨어진 경험도 있어서 이번 영화의 캐스팅은 그야말로 꿈이 실현된 느낌이었어요"
합격의 기쁨이 채 누리기도 전 박두식은 혹독한 훈련에 돌입했다. 고교시절 싸움짱들의 액션신이 많은 탓에 3개월간 파주액션스쿨에서 훈련을 받았다. 액션 훈련을 혹독하게 하기로 유명한 정두홍 액션 감독의 조련 아래 그야말로 땀과 눈물을 쏟아붓다시피 했다.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서 등장한 박력 넘치는 박차기는 스파르타식 훈련에 따른 결과였다. 박두식은 "파주액션스쿨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훈련했던 것 같아요. 정 감독님이 사실적인 액션을 중요시 하는 분이라 대부분의 액션신에서 실제로 때리고 맞았어요. 나중에는 악에 받쳐서 연기했던 기억이 나네요"라고 웃어 보였다.
액션도 액션이지만,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도 인상적이었다. 박두식은 원작 속 신재석이 가진 어두운 면을 대부분 걷어내고, 무서워 보이지만 정깊은 의리파 캐릭터로 연기했다.
"원작을 봤을 때 재석이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센 캐릭터였어요. 시나리오 상에서 엉성하면서도 정감가는 캐릭터로 바뀌었는데, 그 캐릭터가 제 성격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편하게 내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강우석 감독은 김남길, 이민호 등 젊은 배우들은 잘 발굴하기로 유명한 감독이다. '전설의 주먹'에서 신인 4인방을 캐스팅 했을 때 기대가 컸던 것도 이 이유다. 4명의 아역 배우 중 영화 속에서 가장 빛난 건 단연 박두식. 강우석 감독은 현장에서 혹독하게 야단쳐가며 박두식의 재능을 극대화 시켰다.
"현장에서 대부분 무전기로 야단을 치셨어요.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 해도 무조건 "죄송합니다. 다시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던 것 같아요. 나중에 감독님이 '넌 연기는 못 해도 패기는 넘치는구나'라고 하셨어요. 감독님이 저를 믿어주신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는 긴장이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박두식에게 강우석 감독은 '스승'과 같은 존재다. 미완의 대기인 배우에게 억양과 발음과 같은 기본기는 물론이고 섬세한 감정 표현을 위해 연극을 많이 하라고 따로 조언해줄 정도로 신인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고.
누가 뭐래도 박두식은 2013년 충무로가 만들어낸 신데렐라 중 한명이다. '전설의 주먹'이라는 화제작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충무로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캐릭터가 다소 센 탓에 강한 이미지가 굳어질까 우려도 되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분들이 그런 우려를 하세요. 그런데 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강우석 감독님과 첫 작품을 했기 때문에 어느 현장에서도 기죽지 않을 자신이 있거든요. 그만큼 단련됐다고나 할까요. 앞으로 더 다양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박두식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던지자 '재밌는 배우'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말에는 웃겨서 재밌다기보다는 흡입력 있고, 폭발적인 에너지가 있어서 관객들이 지루해하지 않은 배우라는 의미가 숨겨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2013년 충무로가 발견한 '재밌는 신인 배우'의 프로필을 공개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한다.
이름 : 박두식
고향 : 인천
신체조건 : 180cm, 72kg
학력 : 국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휴학중
가족관계 : 1남 1녀 중 장남
입대 여부 : 군필
데뷔: 2013년 '전설의 주먹'
소속사 : 無
트위터 : https: twitter.com/Motown_yellow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