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가정폭력 심각…"1분기에만 여성 47명 살해"

터키 제1야당, 국회에 가정폭력조사위 설치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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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 사회인 터키에서 최근 가정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터키 일간지 자만과 휴리에트 등은 제1야당인 공화국민당(CHP)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1분기에만 가정폭력으로 여성 47명이 살해당했으며 성폭행 피해자는 38명에 이른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국민당 여성위원회 소속 사키네 외즈 의원은 올해 1~2월 가정폭력으로 아동 3명, 유아 1명, 여성 33명이 살해당했고 3월에 여성 1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 16일에는 터키 동남부 지중해 연안의 도시 메르신의 거리에서 남편이 말다툼하다 임신한 아내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처럼 가정폭력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공화국민당은 19일 국회 차원에서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화국민당은 국회에 제출한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탄원서를 통해 2002년부터 2009년 사이에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살해한 사건이 무려 1천400%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 공개된 터키 여성의 폭력 피해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년간 터키 신문이 여성을 폭행한 사건을 다룬 기사는 3만건에 육박했다.

다른 시민단체의 보고서를 보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숨진 여성 피해자의 88%는 가족 등 가까운 남성으로부터 살해당했으며 자살로 처리된 여성의 절반은 실제로는 살인 사건의 피해자로 조사됐다.

터키는 유엔개발계획(UNDP)이 2009년 발표한 여성권리지표에서 하위 8위를 기록해 2001년보다 37위 낮아졌으며 세계경제포럼(WEF)이 2010년 발표한 성평등보고서에서도 134개국 가운데 8번째로 낮았다.

공화국민당은 2002년 친(親) 이슬람노선의 정의개발당이 2002년 집권한 이후 이런 현상이 심각해졌다며 유럽의회가 지난해 터키의 '명예살인' 근절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으나 가정폭력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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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가정폭력의 피해자 가운데는 러시아 여성도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 휴양도시 안탈리아에서 '러시아커뮤니티기구'를 운영하는 마리나 소로키나는 러시아 여성은 터키인 남편이 두려워 폭행당해도 경찰에 신고조차 못 하는 실정이라며 28일 이 문제를 다루는 콘퍼런스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터키의 유명 가수로 유니세프(국제아동기금) 친선대사인 닐뤼페르는 지난 18일 이스탄불 의회센터에서 가정폭력 방지를 위한 캠페인 차원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터키 시민단체인 '행복한 아이를 위한 협회'가 최근 터키 남성 3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 응답자의 34%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가끔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18%는 '남자는 가정의 통치자이며 필요할 때 마음대로 폭력을 써도 된다'는 생각에 동의했다.

(이스탄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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