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가족의 예금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딸을 성폭행한 20대 남성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강원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18일 지적장애인 A(46·여)씨와 가족에게 접근해 기초생활수급보조금을 아껴 예금한 240만원을 빼앗고, A씨의 딸(19·지적장애 2급)을 성폭행한 혐의(상습 사기·강간 등)로 B(28·종업원)씨를 구속했다.
B씨는 무속인인 자신의 누나를 종종 찾아오던 A씨가 보조금을 조금씩 모아 적금을 들어놓았다는 것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A씨는 10여 년 전 이혼 후 춘천의 한 영세민 아파트에 살며 장애가 있는 자녀 셋을 혼자서 돌보고 있다.
첫째 아들(23), 둘째 딸(19), 막내아들(16) 모두 A씨와 같은 지적장애인이다.
장애 때문에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했던 A씨는 인삼밭 등에서 가끔 일을 해 한 달에 20만∼30만원의 생활비를 벌었다.
아이들 앞으로 나오는 가족단위 기초수급급여와 장애아동수당 등을 모두 합쳐도 한 달 수입은 고작 150만원 내외였지만, 생활비를 아껴 적금을 들어놓은 상태였다.
이 같은 사실을 안 B씨는 지난 2011년 4월부터 A씨 집에 드나들며 친분을 쌓은 뒤 같은 해 11월 '급히 돈이 필요하다'며 A씨를 은행에 데려가 적금을 해지하도록 해 240만원을 그 자리에서 빼앗았다.
또 첫째 아들 휴대전화를 이용해 15차례에 걸쳐 게임머니 80여만원 어치를 소액결재했다.
B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8월경에는 A씨 집 안방에서 둘째 딸을 성폭행했다. 가족들이 문밖에 있는 가운데서 딸을 성폭행한 적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B씨는 이들 가족의 피해 사실을 안 강원도장애인단체연합회 관계자의 제보로 덜미가 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성폭행이 아니라 연인 사이에서 합의로 이뤄진 성관계였다"며 범죄 사실을 부인했다.
B씨는 또 "A씨가 자발적으로 빌려줬고 돈도 이미 다 갚았다"면서 "평소 A씨를 장모로 생각하며 라면 등 생필품을 사다주며 도움을 준 입장"이라며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정신과 검사를 받지 못한 A씨가 장애 판정을 통해 연금 등 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춘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