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초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통역 없이 우리 말로 대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분이 면담에서 한국어로 대화를 하는 쪽으로 협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이 모두 한국인이어서 언뜻 보면 우리 말로 대화하는게 당연한 듯 보이지만 이는 이례적인 경우라는 말이 나온다.
반 총장이 공식 행사에서는 유엔 사무국의 공식 업무언어의 하나인 영어를 써왔기 때문이다.
공식 행사에서 국가 원수들은 모국어를 쓰는 것이 국제적 관례이지만, 반 총장의 경우는 면담 자리에 유엔 간부들이 배석하는 점을 감안해 우리 대통령을 만날 때도 영어를 써왔다.
5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미 때 반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반 총장은 영어를 사용했다.
이러다보니 우리 측에서 한 명, 유엔 측에서 또 한 명의 통역이 배석해 두 사람의 대화를 통역했다.
당시 반 총장은 유엔본부 38층을 찾은 이 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는 우리 말을 쓰겠지만 양해해 주시면 영어로 하겠다"며 통역을 썼고 이 전 대통령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며 이해를 표시했다.
이번에는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이 한국어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우리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유엔 간부들을 위해 통역 한 명이 회담에 `보조적'으로 참여한다.
외교 당국의 한 관계자는 "우리 측에서 준비한 통역이 유엔 측 배석자들에게 '위스퍼링 통역(바짝 붙어서 속삭이듯 전달하는 통역)'을 해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화 통화를 할 때는 그냥 한국말로 얘기를 했는데 공식 면담에서는 자신의 부하들을 배려해야 하기 때문에 다르다"며 "한국인 앞에서 영어로 얘기하려면 영 어색하기 때문에 이번 형식이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달 5일부터 미국을 방문하는 박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뉴욕에서 반 총장을 만나고 7일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귀로에 로스앤젤레스를 들렀다 10일 귀국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