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병철 인권위원장 유임으로 급선회"

인권정책연구소 김형완 소장


구글에서 SBS뉴스 즐겨찾기 추가
동영상 표시하기

“청와대 현병철 인권위원장 유임으로 급선회, 인권위원회 어디로 가나?”

▷ 한수진/사회자:

현병철 국가 인권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 위원장의 사퇴를 권고했던 청와대가 돌연 입장을 바꾸어서 유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현병철 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때도 자질논란에 휩싸인 바 있죠. 국가 인권위원회 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인권위원회에서 인권 정책과장을 지내신 인권정책연구소 김형완 소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김형완 소장 / 인권정책연구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소장님께서는 언제 인권위원회를 나오게 되신 건가요.

▶ 김형완 소장 / 인권정책연구소:

광고 영역

2010년 8월 말 경에 제가 나왔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현병철 위원장과는 얼마 정도 일을 같이 하신 건가요.

▶ 김형완 소장 / 인권정책연구소:

1년 정도 같이 일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당시 많은 분들이 인권위원회를 나오셨죠.

▶ 김형완 소장 / 인권정책연구소:

네. 당시 인권위원 중에서 상임위원, 비상임위원, 외부 전문가들 중에서 정책 자문위원이나 전문위원으로 참여하고 계신 분들. 또 저 같은 인권위 사무처의 직원들. 이렇게 다 합쳐보면 당시 2~3달 사이에 80명 정도가 그만 두고 나왔죠.

▷ 한수진/사회자:

집단적으로 인권위원회를 나오게 된 배경을 다시 한 번 짚어 주신다면요.

▶ 김형완 소장 / 인권정책연구소:

무엇보다도 공직자라는 것이 국민의 혈세를 받아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겠습니까. 국민이 그냥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에요. 국민들께서 공직자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죠. 그런데 이 공직자가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월급을 받아서 생활하는 것이 대단히 부도덕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이라는 집단이라는 것이 아무리 국민들로부터 철밥통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는다고 하더라도 저는 그게 일종의 직업윤리라고 생각하거든요. 당시 인권위원회의 입장은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시겠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인권 문제가 상당 부분 역진하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해야 할 일들이 상당히 많았죠. 그런데 위원장을 중심으로 해서 인권위원회가 권력 눈치 보기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서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참담함이나 모멸감 같은 것을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현병철 위원장 위임 문제가 또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사퇴를 권고하다가 청와대에서 인사 잡음이 많이 일어나니까 유임으로 급선회했다. 이런 이야기이거든요. 이게 사실이라면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형완 소장 / 인권정책연구소:

인권위원장 인사에 대해서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죠. 왜냐하면 인권위원회는 독립기구이고 청와대가 개입할 여지는 없습니다. 그래서 인권위원장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법대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청와대가 사퇴를 권고 했나 하지 않았나가 핵심 쟁점이 아니라 지금 인권위원장의 인사가 합법적으로, 예컨대 불법적으로 인사가 이루어졌다면 이것은 연임 문제와 상관없이 청와대의 개입 문제와 상관없이 바로 잡아야 하는 문제이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이명박 씨의 불법 인사로 인해서 현병철 씨가 연임되고 있는 상황을 어떤 식으로든 종지부를 찍는 것이 법대로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애초의 인사부터가 잘못되었다. 불법이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형완 소장 / 인권정책연구소:

광고 영역

그 근거를 말씀드리면요. 인권위원회 법에,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렇게 되어 있어요. 과거 헌법재판소장에 전효숙 재판관 파동이 났을 때도 헌법 재판관 중에서 소장을 임명한다. 이렇게 되어 있는 조항을 들어서 당시 한나라당이 전효숙 씨의 자격 문제를 문제 삼았었습니다. 현병철 씨는 애당초 위원장이 될 때 위원도 아니었거든요. 그 논리 그대로 적용하면 대통령이 현병철 씨를 국가인권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국가 인권위원회 법 5조 3항에,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조항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에요. 또 두 번째로, 위원은 인권 문제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고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라고 법에 자격 제한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현병철 씨 스스로 자기는 인권에 문외한이다. 대통령이 왜 자기를 인권위원장 시켰는지 모르겠다. 자기 스스로 인터뷰에서 밝혔어요. 개인적으로 자기는 평생 뉴스를 보고 산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인권위원장이 되고 나니까 뉴스, 시사 문제를 알아야하기에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이런 이야기를 할 정도의 위인이었거든요. 이건 누가 보기에도 적절한 인사가 아니고 적절성 여부를 떠나서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인사를 한 겁니다. 그러면 본인 스스로 물러나거나 불법적인 인사에 대해서 시정 조치를 하루 빨리 조속히 취하는 것이 원칙이죠. 여기에는 청와대가 사퇴를 권고했느냐. 하지 않았느냐가 핵심 쟁점은 아니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인권위원회의 기능이나 역할에 대해서 깊이 있는 생각이 없던 분이 일을 맡고 나서는 실제 인권위 내부에서도 문제가 많았겠네요.

▶ 김형완 소장 / 인권정책연구소:

그렇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무수히 많은 인권 문제들이 야기되었죠. 기억나는 일만 말씀드리면 MBC PD수첩 사건, 미네르바 사건. 희망제작소에 계셨던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국정원 명예훼손사건.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용산 참사 문제, 쌍용차 문제. 이런 것들이 계속 터져 나오던 시기이었거든요. 이게 국민의 생활가운데서는 굉장히 중요한, 더군다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표현의 자유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말이죠. 이런 문제에 대해서 인권위원회가 외면하고 침묵을 계속 하고 있었던 것은 명백히 권력에 대한, 특히 이명박 정권에 대한 눈치 보기로 일관한 것이거든요. 인권위원회 내부에서 이런 문제를 계속 지적을 해도 위원장이 심지어는 이번 청문회 때도 드러났습니다만, 불법이어도 어쩔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회의를 독단적으로 운영하는가 하면 이렇게 위원회 본연의 사명을 외면하고 권력 눈치보기로 일관하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현 위원장께서 취임 직후에 그런 말씀도 하셨다면서요.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사회적으로 혼란한 상황에서는 입장 표명을 하지 말라. 직원들에게 이런 지시도 내렸다면서요.

▶ 김형완 소장 / 인권정책연구소:

직원들에게 직접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직접 들었습니다. 저에게 그런 지시를 했거든요.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사안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말라. 이 이야기는 사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것만 하겠다는 거예요. 이것은 노골적으로 국가 인권위원회를 알리바이 기구로 전락시키겠다는 의지인 것이죠. 왜냐하면 하나하나 보십시오. PD수첩, 미네르바 사건, 국정원, 용산참사, 쌍용자동차 하나하나가 청와대 이명박 정권과 관련된 문제이고요. 어떻게 정치적으로 민감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지 않는 사건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한국 사회 인권 문제는 다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사건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것을 하지 말라는 것은 개점 휴업하자는 이야기이죠.

▷ 한수진/사회자:

인권위원회 위상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겠네요.

▶ 김형완 소장 / 인권정책연구소:

그렇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관으로서 자리를 잡아야 되는 것이거든요. 10여 년 동안 저희가 93년도에 UN 비엔나 세계 인권대회에서 각 나라에 세계 인권기구를 설립하자는 약속과 합의, 그리고 권고를 한 이후에 대한민국이 2001년도에 만들어졌으니까 비교적 국제 사회에서는 빨리 만들어진 셈이거든요. 늦지 않은 겁니다. 그 선발주자 그룹에 속하는 대한민국 국가 인권위원회가 10여 년의 활동 경과를 거치면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기관으로 성장을 했어요. 그래서 세계 국가 인권 기구 대회의 의장이 예정되어 있었고요. ICC라고 해서요. 그런데 한 편으로 보면 대한민국의 자랑이기도 하고 인권국가로서의 국가의 품격을 높인 것이니까요. 아주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인데 이게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인권위원회가 망가지고 인권상황이 역진하면서 UN 인권 고등 판무관이 걱정을 하는 편지를 보내는가 하면 북한인권 특별 보고관처럼 인권 문제에 대해서 심각한 상황에 쳐해 있으면 UN에서 특별 보고관을 보내거든요. 한국에도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이 두 번이나 방문을 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또 국정원에서 미행하고 아주 망신을 당하는 것이거든요. 이렇게 세계 최고 수준의 인권 제도를 자랑하던 나라가 정치권력의 눈치 보기로 일관하는 위원장과 인권문제를 외면하는 정권에 의해서 풍비박산 난 것이 지난 5년간의 경험이다. 이제 박근혜 정권에서 이것을 다시 복원 시켜야 하겠죠.

▷ 한수진/사회자:

국제 사회에서도 그렇게 큰 우려를 하고 있군요.

▶ 김형완 소장 / 인권정책연구소:

그렇습니다. UN인권 고등 판무관이라든지. 이런 분들은 국제 외교관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특정 국가의 국내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깊은 관여를 하지 않습니다. 그게 관행이거든요. 그런데 한국 사회는 정말 안타까운 것이죠. 왜냐하면 UN 입장에서 보았을 때 국가인권 기구에 아주 모범적인 실천 국가로서 뽑힐만한 좋은 모범 사례이었는데 이게 하루아침에 망가지니까 UN으로서는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것이죠. 전례에 없이 그런 깊은 유감 표명이라든지 우려 같은 것을 계속 해 왔던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새 정부 들어서 우리 인권위 모습이 제자리를 찾아야 할 텐데요. 어떤 점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십니까.

▶ 김형완 소장 / 인권정책연구소:

광고 영역

저는 무엇보다 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인권위 내부에서는 일단 권력으로부터 본연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는,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같은 것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예컨대 위원이나 위원장의 자격 검증 절차도 법적으로 절차적으로 마련해야 하지 않겠나.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자기 말 잘 듣는 사람이라고 해서 임명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은 없던 청문회도 생기고 절차가 더 생기기도 했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위원장 후보군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과정. 예컨대 후보 추천 위원회라든지 이런 제도적 장치를 더 보완해서 위원 인선에 대한 또는 위원장 인선에 대한 절차적 검증. 이런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인권정책연구소 김형완 소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