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언제 가장 많이 쓸까? 정답은 출퇴근 시간. 하나 더 있다. ‘저녁 먹고 침대에서’도 스마트폰을 많이 쓴다. 잠자리에 들기 전 페이스북을 보고 트위터를 둘러보면 오늘의 이슈, 내 지인들의 움직임을 대략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간대에 트위터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서울시장 박원순이다. 너무 많은 글을 올려 좀 귀찮기까지 하다. 무슨 트윗을 이렇게 많이 하나? 한 번 살펴봤다.
수백 개에 이르는 트윗의 대부분은 박원순 시장이 좋다, 하트 보내달라, 맞팔 해달라…… 이런 시시껄렁한 내용이다. 그런데 재미있다. 박원순은 일일이 다 답을 한다. 급히 썼는지 오타도 많다. “우리 시장님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글에는 “우리 ‘사장’님이라고 불러줘서 고맙다”는 답을 올린다. 대입 수험생이 올린 고민에도 답하고, 농담도 주고받는다. 그냥 다는 댓글이 아니라 수많은 시민들이 보낸 트윗을 읽어보고 아주 정성껏 답을 한다.
박 시장이 시민들과 주고받는 트윗의 10% 정도는 민원이라고 한다. “성북역이 광운대 역으로 바뀌었는데, 아직 지하철 일부 안내판은 성북역으로 돼 있다.” “서울시 신청사에서 밤 10시에 소등하는 바람에 늦게 일하는 직원들이 스탠드 켜고 고생한다.” “지하철 1호선, 4호선 냄새 난다.” 심지어 어느 구청 직원이 폭언을 했다는 내용도 있다. 박 시장은 알아보겠다고 답을 하고, 다음날 담당 부서에 지시가 내려간다. 트위터를 일종의 신문고로 이용하는 셈이다.
안철수와 단일화를 앞둔 시점에서 박원순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도는 5% 정도였다. 한마디로 인기가 없었다는 얘기다. 지금은 어떨까? 여론조사 결과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지금 박원순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정치인’ 중의 한 명이다.
박 시장의 인기 비결은, 내가 보기엔 진정성이다. 그는 성심껏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답한다. 박원순은 거의 매일 밤 12시를 전후해 약 1시간 동안 시민들의 트윗에 답글을 단다. 아마도 자기 서재 PC 앞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이런 진정성은 아래와 같은 소통으로 나타난다.
낮잠을 잤는데 꿈에 시장이 나타났다며 시민이 안부를 묻고, 어떤 고등학생은 엄마가 박 시장과 사진을 찍은 게 너무 부럽다며 “씌장님”이라고 박 시장을 부른다. 어린 학생이 ‘씌장님’이라고 마음껏 부를 수 있는 건 그만큼 박 시장을 가깝게 느낀다는 뜻이다. 여기에 뒤질세라 박원순도 재치 있게 농담으로 화답한다. 이런 정치인이 또 있었던가?
박원순은 지난해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민주당원 박원순’이 아니라 그냥 박원순이다. 그 자체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치인들이 박원순을 눈여겨보고 벤치마킹을 하면 좋겠다. 제2, 제3의 박원순이 나오면 국민들은 그만큼 더 행복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