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 야권의원 모임인 민주개혁연대(공동대표 석영철·김경숙)가 의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은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휴·폐업 결정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는 민주당의 법적 대응 방침에 이은 것으로 전례없는 경남도의 공공의료원 휴·폐업 강행이 법정 다툼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개혁연대는 4일 오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회견을 열고 "경남도와 진주의료원 이사회에서 심의 의결하고 발표한 진주의료원 휴업과 폐업 방침은 관련 법규, 의료원 조례, 정관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 행위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조례 개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경남도가 법과 조례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무리하게 강행했다는 것이다.
개혁연대와 박훈 변호사 등은 우선 진주의료원 이사회는 정관에 전혀 없는 무효한 의결을 했다고 밝혔다.
정관 12조 '의결사항' 5항까지에는 휴폐업 관련 언급이 전혀 없고, 6항 '그밖에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에 해당한다고 해도 이를 구체적으로 나열한 조례 5조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례 5조(이사회) ⑤항에는 사업 및 투자의 우선순위 설정, 협력병원과의 협약, 위탁사업 대행 사항 등 3가지만 '그 밖의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진주의료원 이사회의 휴업 의결은 근원적으로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이 개혁연대 측 입장이다.
또 지방의료원법 4조 3항은 이 법에 규정한 것을 제외하고 필요한 사항은 조례로 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관은 '폐업' 규정을 아예 두고 있지 않고, 다만 법률이나 조례에 의하지 않고는 '해산'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49조 1항).
박 변호사는 이 부분에서 "폐업과 해산이 다르다는 논리를 펴는 경우가 있지만 공공기관은 폐업 자체가 해산을 의미하므로 민간병원과 같이 다룰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관에서 해산이란 용어는 폐업과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봤다.
개혁연대는 조례 개정도 없이 신문 광고까지 낸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휴·폐업은 원천 무효라고 결론을 내렸다.
진주의료원 휴업은 의료법상 휴업으로 볼 수 없고, 근로기준법상 휴업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직원이나 노조원의 사업장 출입을 막을 근거는 전혀 없다고 박 변호사는 덧붙였다.
현재 상황이 파업에 따른 직장폐쇄가 아닌 이상 출입을 금지할 법률 권한은 없다는 것이다.
민주개혁연대는 이에 따라 진주의료원 휴업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포함해 형법상 직권남용, 의료원 조합원의 명예훼손 등에 대해 경남도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반면에 변호사 출신인 경남도 고준석 송무담당 사무관은 "법인의 기관인 의료원 이사회는 법인업무를 집행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의료원 운영에 관한 사항인 휴업을 정관 등에 정하지 않았더라도 당연히 의결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고 사무관은 또 "진주의료원은 의료법을 적용받는 의료기관으로 휴업 등 절차도 의료법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의료원의 공공성 때문에 다른 휴업절차가 필요하다면 별도 법 규정이 있어야 하지만 이를 찾을 수 없으므로 이사회 의결을 거친 휴업은 월권이 아니고 경남도의 결정도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고 사무관은 지방의료원법이나 조례, 정관 등에서 공공의료기관 휴·폐업 절차를 규정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입법 불비 사항이므로 일반 의료법을 따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공공의료기관에 일반 병의원과 동일하게 의료법을 적용한 것이 맞는지, 경남도가 이사회를 통해 의회 동의 없이 밀어붙이는 것 자체가 법 위반인지는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휴업 결의를 한 의료원 이사회를 서면으로 처리한 것이 합법인지도 논란거리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가 휴업 기간에 같은 방법으로 폐업을 강행하면 위법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휴업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고소·고발이 진행되더라도 폐업 처리 후에 결론이 날 것이므로 법적 다툼의 실익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창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