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택시기사 잔혹 살해…엇갈린 운명

[현장21] "나는 살인범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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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인 지난 2000년, 전북 익산에서 40대 택시기사가 택시 안에서 열 차례 이상 칼에 찔려 숨지는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익산 경찰이 검거한 범인은 근처 다방에서 일하던 15세 소년이었다. 경찰은 물적 증거를 전혀 찾아내지 못했지만 자백만으로 소년을 구속시켰고 그는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사건 발생 3년 뒤인 지난 2003년, 인접한 군산경찰서가 이 사건의 진짜 범인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언론이 15세 소년에 대한 경찰의 가혹행위와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는 등 세간이 떠들썩해 졌지만 잠시뿐이었다. 군산경찰서가 붙잡았던 용의자는 증거불충분으로 소리 소문 없이 풀려났다.

취재진은 3년 전인 지난 2010년, 소년에 대한 경찰의 수사기록일체를 확보했다. 그리고 '뉴스추적' 프로그램을 통해 강압수사와 조작된 수사 의혹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취재진은  방송 이후 3년 동안의 추가 취재를 통해 최 군의 무고함을 밝혀줄 결정적인 단서를 수집해 냈다.

또 3년 뒤 군산경찰서에 붙잡혔던 또 다른 용의자에 대한 2천 페이지에 달하는 수사 기록 일체를 확보했다. 그 수사기록과 수사기록에 나온 인물들에 대한 추적 인터뷰를 통해 당시 군산경찰이 왜 그 용의자를 진범으로 확신했는지를 취재했다. 

사건 발생 13년, 사건 당시 15세 소년은 28살 청년이 됐다. 그는 누굴 원망하기보단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또다시 가혹한 운명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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