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은의 빅매치] 권상우VS강지환, 복수의 끝장왕은?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배우 권상우, 강지환의 빅매치는 사실 올해 초부터 예고됐다. 비록 채널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시기 복수라는 같은 소재의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눈치 빠른 독자들은 이미 예상했을 것이다. 심지어 배우들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멘트까지 했으니 그냥 지나치면 섭섭할 듯 하여 두 사람을 손재은의 6번째 주인공으로 선정하겠다.

권상우는 지난 1월부터 SBS 월화드라마 ‘야왕’에서 하류로, 강지환은 2월부터 SBS 주말특별기획 ‘돈의 화신’에서 이차돈으로 열연 중. 하류는 이미 주다해(수애 분)을 향한 복수의 정점을 찍고 있고, 이차돈은 지난 16일부터 지세광(박상민 분) 일행에 본격적으로 복수를 시작했다.

# 야왕 권상우: 비련에서 복수로

권상우가 연기하는 하류는 사랑하는 여자 주다해에게 버림을 받고 딸과 쌍둥이 형까지 잃었다. 주다해를 자기 자신보다 더 사랑했지만 처절하게 짓밟힌 채 배신을 당했기에 복수를 시작했다.

권상우는 극 초반 하류가 비련의 남자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고지순한 남자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주다해를 위해 그녀가 죽인 양아버지 시체를 유기하고, 호스트바에서 일하며 몸을 팔고, 얻어터지는 등 미련할 정도로 헌신만 하는 하류의 모습을 표현해 시청자들의 몰입을 돕는 동시에 동정표까지 얻을 수 있었다.

그랬던 그가 변한 시점은 하류가 딸과 쌍둥이 형을 잃게 되면서 부터다. 심금을 울리는 폭풍 오열 연기로 극찬을 얻어낸 후 하류가 복수를 하기 위해 형 차재웅 변호사 행세를 하면서 극도로 냉철해지고 냉정해진 연기를 펼치고 있다. 주다해를 향해 강렬한 눈빛과 독설을 내뿜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정도다. ‘야왕’(野王)이라는 타이틀롤에 걸 맞는 복수 연기에 톱배우 권상우라는 네임벨류를 확인시켜줬다. 훈남 이미지가 부각됐던 상황에서 복수남으로 변신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오프라인 - SBS 뉴스

# 돈의화신 강지환: 코믹에서 복수로

강지환이 맡은 이차돈은 소개하기에 꽤나 복잡한 인물이다. 원래 이름은 이강석. 어린 시절 명동의 부동산 재벌이었던 아버지가 살해당하고 어머니는 그 용의자로 실형을 받아 졸지에 고아가 됐다. 이 모든 것은 지세광이 저지른 일. 이후 거리로 쫓겨나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어버리고 이차돈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 검사 자리까지 올랐지만 비리검사로 낙인찍혀 변호사로 활동하게 됐다. 이제 모든 기억을 되찾고 지세광 일행에게 복수를 하고 있다.

강지환은 아역배우 박지빈의 바통을 이어받아 기억을 잃은 이차돈의 모습부터 연기했다. 이차돈이 자신의 과거를 기억 못 하는 만큼 강지환은 등장과 동시에 드라마의 웃음을 책임졌다. 톡톡 튀는 성격의 밝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코믹 연기를 선보였던 것. 더불어 로맨틱 코미디의 제왕답게 복재인 역을 맡은 황정음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웃음을 선물했다. 

하지만 이차돈이 이강석의 기억을 되찾아 독기를 품으며 강지환의 연기도 변했다. 어머니 박기순(박순천 분)을 만나며 지세광 일행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한 것. 어떤 일에든 미꾸라지 같은 면모를 보였던 것과 달리 철두철미 하게 지세광 일행의 목을 조이고 있다. 강지환은 그간 코믹 연기를 선보였던 것과 180도 다른 분위기로 톤과 발성, 행동까지 차분해진 동시에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 승자는?

권상우 강지환은 복수남 역할을 맡아 여러모로 공통분모가 많다. 본의 아니게 1인 2역을 연기하고 있고, 폭풍 오열(하류는 딸을 잃고, 이차돈은 어머니를 잃고)을 했으며, 복수를 위해 여자를 유혹(하류는 백도경을, 이차돈은 은비령을)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에 두 사람은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톱 배우, 한류스타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는 복수 연기를 펼쳤고,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굳이 최고의 복수남으로 한 사람을 뽑자면 강지환의 손을 잡겠다.

강지환은 코미디와 정극을 넘나드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며 울고 웃게 만들었다. 그간의 필모그래피를 총망라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것. 그 덕분에 ‘돈의 화신’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손재은의 빅매치는 드라마, 영화, 가요 등 연예계 라이벌들을 모아 승자를 가리는 코너입니다)

손재은 기자 jaeni@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손재은 기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