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등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직권으로 조정회부 결정을 내려 다음 달 조정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직권 조정 사건에서는 원고 주장이 일부라도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아 이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처음 법적 책임을 지게 될지 주목된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7단독 정경근 판사는 전국금속노조와 만도 노조 조합원 3명이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지난 6일 조정에 회부했다.
'양측이 시간을 갖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통상 45일 이내 첫 기일을 열고, 지난 20일 사건이 조정 담당 재판부에 접수된 점을 고려하면 내달 중 조정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이 전 대통령의 '귀족 노조' 발언 때문에 비롯됐다.
이 전 대통령이 작년 7월 청와대 회의에서 "평균연봉 9천500만원인 만도 노조가 파업을 하는데, 귀족 노조가 파업하는 나라는 없다"고 발언하자, 그해 12월 금속 노조 등이 헌법상 노동기본권을 부정했다며 위자료 2천30만원을 달라는 소송을 냈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의 최종 판단을 단정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굳이 재판을 통한 선고를 하지 않고 합의를 위한 조정에 회부한 것은 법원이 원고 주장에 일부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서울법원조정센터나 법원 내 조정위원회, 외부연계기관(대한상사중재원 등) 중 한 곳에 맡겨 비(非) 법관 중재 하에 조정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조정회부 결정은 법원이 판결보다 원·피고 간 타협을 통해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될 때 유도하는 절차다.
일반 재판보다 당사자 간의 심도 있는 협의가 가능하다.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기관이 강제조정을 하거나 재판부가 다시 사건을 맡게 된다.
다만, 강제조정을 하더라도 원·피고 한쪽이라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통상 재판 절차로 돌아간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