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특기생 비리 '점입가경'…시스템 보완 시급

대학 감독이 특기생 선발에 전권 행사…검증 전무
고교 감독과 심판위원 열악한 처우도 비리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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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대학과 프로야구 전·현직 감독이 대거 연루된 야구특기생 대입비리 사건은 특기생 선발의 특수성과 아마추어 야구계의 열악한 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인천지검의 야구특기생 대입비리 수사 결과를 보면 대학 야구부 감독들은 고교 감독이나 야구계 브로커를 통해 학부모에게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을 받고 고교 선수를 대학에 진학시켰다.

돈의 액수가 연·고대는 1억원, 다른 서울 소재 대학은 5천만원, 나머지 지방 대학 등은 3천만원으로 정해져 있을 정도로 검은 거래는 야구계의 관행이자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처럼 야구특기생 선발과정이 금품비리로 얼룩져 있지만 이를 검증할 시스템은 전무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특기생 선발을 위해 별도 입학 전형을 갖추고 있지만 사실상 야구부 감독 1명이 선수 선발에 전권을 행사하는 구조다.

대학 감독들은 평소 인연이 있는 고교 감독 등을 통해 선수를 미리 스카우트한 뒤 매년 9∼10월 수시 모집으로 최종 선발한다.

야구계 인사 대부분이 학연이나 현역 때 인연을 기반으로 선·후배 관계로 얽혀 있어 실력만 보고 선수를 뽑기 보다 고교 감독 등과의 친분을 고려해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수 학부모들은 대학 감독과 안면이 있는 고교 감독이나 브로커에게 부정한 입시 청탁을 할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이 거액의 금품을 써가면서까지 범법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프로 진출과 대학 진학만이 자녀의 미래를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고교 선수들이 졸업년도에 프로 지명에서 탈락하고 대학에도 진학하지 못하면 야구를 중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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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선수 기량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돈을 써서 어떤 대학이든 진학시키려 하고 실력이 우수한 선수의 학부모는 명문대 진학을 위해 힘쓰는 것이다.

특기생으로 한번 대학에 진학하면 대부분 등록금 면제를 받기 때문에 대학 감독에게 주는 돈을 일시불로 내는 등록금 정도로 치부하는 일부 학부모도 있었다.

고교 야구 감독과 야구협회 심판위원 등의 열악한 재정 환경도 검은 거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교 감독 대부분은 1년 단위 계약직으로 그 해 대회 성적과 명문대 진학 여부 등 실적에 따라 다음 연도의 계약 갱신 여부가 결정되는 불안정한 신분에 있다.

급여는 학교가 아닌 동문 후원회와 학부모회를 통해 지급받기 때문에 학부모의 입시 청탁이 들어올 경우 거절하기 힘들다.

이번 사건에서 핵심 브로커로 활동한 야구협회 심판위원들도 처우가 열악한 편이다.

경기 참가 횟수에 따라 한 경기당 평균 10만원 안팎의 보수를 받는데 1년 중 5개월은 경기가 없어 소득이 전무하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자 경기 중 자주 만나는 고교와 대학 감독을 통해 금품수수 과정에 개입하거나 자녀를 대학에 입학시켜주겠다고 속여 금품을 가로챈 사례가 적발됐다.

이 같은 복합적인 환경 속에서 검찰에 적발된 일부 대학 감독은 특기생 선발과정의 금품 수수를 일종의 관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대한야구협회는 특기생 대입비리 근절을 위해 근본적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야구 지도자들의 등록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아마추어 야구계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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