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화성 여행 코 앞으로?

- 억만장자 티토의 새로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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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여행은 어디가 좋을까?

 우주 여행을 한다면, 어느 행성에 가면 좋을까요?  목성이나 토성까지 가려면 너무 멀 것 같고, 금성은 너무 뜨거울 것 같고, 상대적으로 화성이 좀 만만하게 느껴지는 것 같죠? .'화성'은 인류에게'왠지 가까운' 행성이었습니다. 지구와 가장 비슷하다고도 하고 그래서 인류가 지구 외에 다른 행성에 간다면 그곳은 화성일 것만 같고, 탐사도 가장 활발하게 이뤄져 왔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아직 화성에 한 번도 발을 딛지는 못했습니다. 현재 NASA의 탐사 로봇(CURIOSITY)이 물의 흔적을 찾고 있지요.'화성 유인 탐사'는 아직은 우주 강국들의 야심찬 목표일 뿐입니다.

화성에 내릴 수는 없어도, 화성 주변에서 화성을 구경하고 오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을 실현으로 옮기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습니다. 세계 첫'우주 관광객'으로 잘 알려진 억만장자'데니스 티토'입니다. 티토는 지난 2001년, 2천만 달러, 우리 돈 2백억원을 넘게 내고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 유명해진 사람입니다. 당시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엿새 동안 체류하고 돌아오면서'민간 우주 관광' 시대를 열었지요.

티토가 이번에 내놓은 계획은'우주선에 사람 두 명을 태워 화성 상공까지 갔다가 지구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화성 표면에 내리는 건 아니고, 화성 주변에서 근궤도 비행(160km 상공에서)을 한다는 계획입니다. 티토는"미국 정부가 오는 2030년 중반쯤 화성 유인 탐사 계획을 밝혔지만, 그 때가 되면 나는 95살이나 되기 때문에 기다릴 수 없다"고, 프로젝트 추진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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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데이는'2018년 1월 15일'

그리고 화성으로 출발하는 날짜는'2018년 1월 5일'로 잡았습니다. 지구와 화성이 나란히 배열돼 거리가 가까워지는 날짜를 잡은 건데요,'가장 가깝다'고는 해도, 지구와 화성을 왕복하는 데는 우주선을 타고 꼬박 501일이 걸립니다. (지구와 화성이 멀어질 때는 3년까지 걸린다고 합니다.)

그럼, 이 우주선에는 누가 타고 갈까요. 올해 72살의 고령인 티토가 직접 우주선을 탈 수는 없으니, 두 명을 선발하기로 하고, 신청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조건이 특이합니다.

*'결혼한 중년의 커플'

왜 하필'결혼한 중년 커플일까요?  한 명이 혼자 타면 안되는 걸까요? 티토는 먼저'두 명'으로 결정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지구가 아주 작은 푸른 점으로 보일만큼 멀어지면 누군가 껴안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할 것"이라고요. 누군가와 나눌 때 감동은 더 커질 수 있겠지요. 그러면,'젊은 친구들'은 안되는 걸까요? 여기엔 좀 더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에 우주선을 타게 되는 두 사람은 17제곱미터 넓이의 우주선 안에서 501일, 1년 반을 같이 지내야 합니다. 긴 시간 밀폐된 공간에 함께 있어야 하는 만큼, 되도록 결혼한 커플, 그리고 우주에서 방사선에 노출돼도 임신 출산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미 출산을 끝낸 중년 부부가 적임이라는군요.

* 누가 타게 될까?

여러 중년 커플들이 탑승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여기엔 제인 포인터- 데이버 매컬럼 부부도 포함돼 있는데요, 이 부부는'바이오 스피어2'라는 실험에 참가한 게 인연이 돼 결혼까지 이어졌고 이후 우주선내 생명 유지 장치를 만드는 우주 개발 회사를 공동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바이오 스피어 2'는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유리 온실처럼 생긴 소규모 생태계에서 만 2년을 보내는 실험적인 도전이었습니다 .

 이 부부는 밀폐된 공간에서 긴 시간 함께 있어 본 경험이 있는만큼, 장기간 우주선 생활에도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제인 포터는 이번 화성 여행 프로젝트를 아주 긴 자동차 여행에 비유해 설명합니다. 꽉 막힌 도로에 갇혀 차에서 절대 내리지 못하고 지구 주변을 3만 2천번 도는 셈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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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여행'?

티토는 이번 프로젝트를'매우 간단한 일'이라고 강조합니다."미리 설계된 궤도대로 화성까지 날아가서, 한 바퀴 돌고 마치 부메랑처럼 돌아오면 된다. 탑승자는 별다른 조작이 필요 없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말처럼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1회 최장 기간 우주 체류'기록을 갈아치우게 됩니다. 지금까지 한 번 우주선을 타고 나가 가장 오랜기간 우주에 머물렀던 기록은 구소련의 우주인 발레리 폴리야코프가 세운 437일입니다. (여러 차례 우주에 나가서 지낸 누적 기간으로는 더 오랜 시간을 우주에서 보낸 사람이 있습니다만, 단거리 여행 여러 번과 장거리 여행 한 번은 다르죠.)  폴리야코프는 당시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우주정거장에서 1년 넘게 지내는 것과, 화성까지 1년 반동안 다녀오는 걸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전자는 지구에서 가까운 목적지에서 오래'머무는 것'이지만, 후자는 지구에서 먼 목적지까지'기약 없이' 떠나는 것이니까요. 도중에 몸이 아파도 치료를 받을 수 없고, 그렇다고 지구로 돌아올 수도 없는, 일단 시작하면 중간에 마음대로 끝낼 수 없는 여행입니다. (우주 정거장은, 중간 중간 다른 우주선이 도킹할 때 식량을 전달 받을 수도 있고, 다른 우주인들과 만날 수도 있고,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면, 귀환 일정을 앞당길 수도 있지만, 화성 여행은 그럴 수가 없지요.) 또 확률이 낮다고는 하지만 궤도를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지구 귀환 과정에서 대기권을 통과하다 폭파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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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번 프로젝트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아직은 불투명합니다. 총 비용이 10억 달러, 우리돈 1조 천억원 안팎이 될 전망인데, 티토는 초기 연구 비용은 자신이 부담하고, 이후에는 투자를 받겠다는 계획입니다. 앞으로 투자자를 찾고 우주선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로젝트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우리를 매료시키는 뭔가가 있습니다. 목적지가 좋은지 안좋은지는 일단 가봐야 알 수 있고, 남의 눈엔 무모해 보이기도 하고, 한 번 시작하면 절대로 먼저 끝낼 수 없는 점까지,'인생'과 묘하게 닮았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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