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를 피하려 타협하는 대신 이번 사태를 활용해 공화당의 문제점을 부각시킴으로써 내년 말 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 의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사사건건 딴죽을 걸면서 재정 적자 감축을 비롯한 2기 임기의 진보적 어젠다(의제)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라는 것이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일 의회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시퀘스터 타협안 도출에 실패하고 나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의회가 올바른 일을 하라고 강제하는 것이다. 국민이 그런 역량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유권자가 이번 사태를 보고 내년 11월 중간선거(4년마다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의 중간에, 다시 말해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르는 상ㆍ하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을 심판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현재 하원 전체 435석 가운데 201석을 차지하고 있어 내년 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이 되려면 17석을 추가하면 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하원 선거에 나설 후보자를 위한 자금 모금 운동에 적접 나서는 것은 물론 외곽 정치 단체인 '행동을 위한 조직'(OFA, Organizing for Action)이 이 후보들을 돕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시퀘스터 문제나 이민 개혁, 총기 규제 등의 현안이 생길 때마다 마치 선거 유세하듯 전국을 돌면서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것도 이런 전략에 따른 행보라는 것이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되찾아 총기 규제와 이민 개혁, 기후변화 대응, 최저임금 인상 등의 이슈에서 자기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스티브 이스라엘(민주ㆍ뉴욕) 하원의원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으로서 업적을 이루려면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오바마 대통령이 알고 있다. 그런 작업은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