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어깨 툭' 사람들 언제 더 화내나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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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작은 갈등이 '욱'한 나머지 살인이나 방화 같은 극단적 사건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충동범죄가 10년 사이 60%나 급증했습니다. 자세히 보면, 장소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욱한 나머지 살해한 사건.

[피의자 : 일단 제압을 해야겠다 싶어서 목을 누르다가 (손에) 힘이 들어갔어요.]

시끄럽게 떠든다며, 윗집에 올라가 불은 지른 남성.

[피해자 : 느닷없이 문 열고 들어와서 그냥 불 질렀어요.]

형사정책연구원 조사 결과, 이런 충동 범죄 10건 중 7건은, 주변에 보는 사람이 없는 어둡고 밀폐된 공간에서 일어났습니다.

이렇게 넓고 주변에 사람이 많은 길과 좁고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서 사람들이 어깨를 부딪치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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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 거리.

실험자가 어깨를 부딪친 남성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가던 길을 계속 갑니다.

모두 서른 명과 부딪쳤는데, 두 명이 고개를 돌려 봤을 뿐, 항의하거나 따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인적이 드문 골목길.

실험자와 어깨를 부딪친 중년 남성이 가던 길을 되돌아와 거세게 항의합니다.

[시민 : 뭐가 미안한데요? 왜 사람치고 다녀요? 당신, 몇 살이에요?]

서울 명동 실험과는 대조적으로 서른 명 가운데 16명이 뒤돌아 보거나 거칠게 항의했습니다.

주변의 시선이 많을수록 공격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미국의 생물학자 개릿 하딘의 실험입니다.

[황재연/서울대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보는 사람이 많다면은 뇌의 전두엽에서는 좀 더 강한 통제신호를 내리는 거죠. 지금 하면은 위험하다.]

한해 발생하는 충동 범죄만 1천여 건.

사소한 다툼이 극단적 결과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관리사무소나 경찰 등 제3자를 통해 개방된 장소에서 상대를 만나야 한다고 범죄심리학자들은 강조합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박정삼,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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