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올리비에 부아쟁'을 아십니까?

시리아에서 숨진 한국인 입양아 출신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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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 부아쟁', 이름에서 느끼셨겠지만, 프랑스인입니다.

나이는 38살, 프리랜서 사진기자입니다. 부아쟁은 지난 24일 세상을 떴습니다. 시리아와 터키 국경의 허름한 병원에서요. 시리아의 내전 중심지인 이들리브 지역에서 취재를 하다 머리와 팔에 포탄 파편을 맞고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사흘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만 2년이 돼 가는 시리아 내전에서 숨진 23번째 외국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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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아쟁의 얼굴입니다. 이름만 듣고 예상했던 얼굴과 좀 다른가요? 네, 부아쟁은 한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 프랑스로 입양됐지요. 부아쟁이 한국 출신이 아니었다면, 부아쟁은 그저 '시리아에서 숨진 23번째 외국 기자'로 넘겨버렸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시리아에서 숨진 22번째 외국 기자'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부아쟁의 사연이 알려진 데에는 '마지막 편지'의 공이 컸습니다. 부아쟁이 다치기 전, 이탈리아 여기자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를 미국 허핑턴 포스트가 입수해 공개하면서,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편지 내용은 그러나,  부아쟁 가족이 비공개를 요청해, 지금은 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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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들은 부아쟁이 시리아에서 찍은 것들입니다. 그의 앵글에는 '사람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진 출처- 부아쟁 홈페이지 http://oliviervoisin.fr) 부아쟁의 시리아 취재는 이번이 두 번째였습니다. 부아쟁은 지난 해 여름부터 겨울까지 시리아 알레포에서 취재를 했고, 올 해 초 다시 시리아에 들어갔습니다. 터키 당국이 국경 통과를 막아서, 병사들에게 뒷돈을 주고 지뢰가 묻힌 지역을 지나서 어렵게 시리아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부아쟁이 취재를 한 알레포와 이들리브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대표적인 격전지입니다.) 부아쟁은'전장'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15개 나라에서 취재를 했고, 그 절반은 시리아와 리비아, 소말리아 같은 내전 현장이었습니다.  편지에서 부아쟁은 “난 카메라에 중독됐다. 사진을 통해 살아 있고 싶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세상에 이보다 더 강력한 아드레날린을 주는 마약도 없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부아쟁은 자신이 사진으로 기록하지 않으면 잊혀질 상황의'증인'이 되는 것에 매혹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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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아쟁의 편지에는 시리아의 참상이 담겨 있습니다. "폭력은 극심하고 증오도 더 심해졌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증오심을 느끼고 강한 살인욕구를 느낄 수 있는 걸까."  시리아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어가는데, 세계는 왜 아무 것도 하지 않냐는 현지인들의 질문에, 부아쟁은 "시리아 내전이 2년이 돼 가지만 우리가 뾰족한 수가 없다는 생각에 부끄러웠다"고 썼씁니다. 또 "나는 정치인도 아니고 힘도 없다. 통신사가 원하는 사진만 찍을 뿐. "이라며 자신의 무력함을 토로합니다.

"만약 신이 좋은 분이라면, 다음 전쟁은 절대 이슬람 국가에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해 줬으면.."이라는 바람도 편지에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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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부아쟁은 이 편지를 쓴 다음 날 머리와 팔에 포탄 파편을 맞았습니다. 기사를 쓰려고 부아쟁의 홈페이지를 둘러보는데 전화번호와 메일 주소가 있더군요. 이제 그 주소로 메일을 보내도,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부아쟁은 답을 할 수가 없네요.

시리아 내전은 3월이면 만 2년이 됩니다. 사망자는 최소 7만, 많게는 9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에서 피난길에 오른 사람이 250만명, 주변 나라로 탈출한 사람은 85만명에 이릅니다. 그리고 우리는'먼 나라’의'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분쟁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부아쟁의'마지막 편지’로 반짝 관심을 다시 받게 된 시리아, 그러나 비극이 언제 끝날지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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