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데드볼에 '욱'했던 대가가 10억?

손해인 줄 알면서도 화풀이…'욱'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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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를 참지 못하고 휴대전화나 노트북에 화풀이하는 모습입니다. 이런 걸 욱한다고 하죠. 대가가 생각보다 큽니다. 왜 욱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걸까요. 막을 방도는 없는지 연속 기획으로 준비했습니다.

첫 순서 임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3년, 홈런 아시아 신기록을 눈 앞에 뒀던 이승엽 선수.

하지만, 데드볼을 맞고 화가 나 경기 도중 난투극까지 벌였는데 이 때문에 발생한 비용을 계산한 결과 10억 원이 넘습니다.

[백흥기/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기회비용이라든가, 여러 가지 사회적인 간접적인 손실이 수십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욱하면 손해인 줄 알면서도, 왜 화를 낼까?

심리학자가 설정한 조건 아래 감독의 협조를 받아 중학교 야구부원들의 분노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먼저, 중학생 투수의 평균 구속은 시속 1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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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에 맞게 되면 심장박동 수가 치솟고, 신체 기능들이 급격히 변합니다.

[정위라/데드볼 맞은 학생 : 힘이 쭉 빠지면서 일단 호흡이 잘 안 돼요. 등도 잘 안 펴지고, 어후 진짜 아프네.]

공에 맞는 순간 굉장한 통증이 느껴지는데요, 통증과 함께 공을 던진 투수를 노려보게 됩니다.

이때 투수가 모자를 벗거나 사과하는 모습을 안 보이면 분노가 치솟습니다.

[김복수/서울 청운중학교 야구감독 : 고의적으로 맞췄다 나를, 순간적인 생각으로 튀어 나가는 방법도 있고.]

갑작스럽게 데드볼에 맞은 한 타자.

방망이를 내던지며 험악한 행동이 튀어나옵니다.

[엄원진/'분노' 반응 선수 : 쟤가 절 맞추니까 짜증 나니까 배트 던지고 헬멧도 던지죠. 똑바로 하라고!]

훈련 도중, 모두 9명이 데드볼을 맞았는데 이 가운데 3명이 욕을 하거나, 배트를 던지는 등 크게 화를 냈습니다.

반면에 나머지 6명은 끝까지 참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에 맞은 9명에게 분노 반응 정도를 테스트해 봤더니, 화를 낸 선수들의 분노 반응 수치가 평균치보다 더 높게 나왔습니다.

반면, 화를 참은 선수들은 욱하는 감정에 빠지기보다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해 다가올 손해에 민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민우석/'인내' 반응 선수 : 징계를 받거나 출전 금지나 제 경험을 또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욱하면 손해지 않나 싶어요.]

때리고, 부수고. 욱해서 벌인 우발적 행동의 사회적 비용을 현대경제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계산해봤습니다.

홧김에 사람을 때려 전치 2주 부상을 입혔다면 150만 원.

휴대전화를 안 바꿔준다며 외제차로 통신사 건물에 돌진했던 경우는 2억 5천만 원.

굴착기로 경찰 지구대를 부수고,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던 남성이 치른 사회적 비용은 3억 원이나 됐습니다.

욱해서 입게 될 손해와 비용을 떠올린다면 평생의 후회를 피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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