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전직 아나운서들이 보여준 망가짐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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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화된 방송 뉴스 현장을 벗어난 전직 아나운서들이 그동안 숨겨뒀던 끼를 발산했다. 김성경, 윤영미, 김경란, 왕종근 등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은 성형수술, 불화, 로맨스 등 과감한 내용도 주저하지 않고 터뜨렸다.

지난 20일 밤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이하 ‘라스’)에서 ‘야생에 나온 아나운서들’ 특집으로 왕종근, 윤영미, 김성경, 김경란이 출연했다. 이들은 특집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방송가의 거친 야생에 완벽 적응한 모습이었다.

김성경은 “아직도 김성령 동생으로 불린다.”며 언니에 대한 그늘을 숨기지 않았다. 그녀는 “언니와 싸워서 말 안하고 지낸 지 2년이다. 이번에는 언니가 잘못한 거기 때문에 먼저 사과를 하기 전에는 풀 생각이 없다. 지난해 연말 연기대상도 집에서 봤다.”고 고백했다.

이날 김성경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줬다. 시종 밝은 모습으로 방송에 임하던 김성경은 “주변에서 모두 반대하는 사람과 오랫동안 교제 중이다. 나와 많이 비슷한 사람이다. 어떤 건 너무 같고 어떤 건 너무 다르다.”며 이혼 후 찾아온 사랑에 대한 아픈 마음을 드러냈다.

또 아들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과 미안함에 대해서는 눈물로 털어놨다. 김성경은 “남편과 이혼한 지 4년 뒤 전 남편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고 아들을 데려왔다. 그 때 아들 나이가 7살이었다. 엄마 보고 싶다고 투정 한번 안해준 아들에게 늘 미안하다.”고 펑펑 울었다.

김성경의 고백이 솔직함에 점철됐다면 윤영미의 발언은 돌발 그 자체였다. 이날 윤영미는 “보톡스를 6개월 마다 한번씩 맞는다. 그래서 턱이 갸름해졌다.”며 성형사실을 막힘 없이 털어놓더니 김성경의 교제사실 고백에 “그 남자가 성질이 더럽구나.”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윤영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배창호 감독을 짝사랑했던 사실을 알리며 “인터뷰 후 마음이 끌려서 먼저 대시했다. 밥 한번 먹기로 했는데 한달 뒤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는 기사를 봤다. 아마 그 때 우리가 만났다면 인생이 변했을 것”이라고 실명 토크도 서슴지 않았다.

또 규현에게 “규현에게 홍석천이란?”이란 돌발 질문을 건네 방송 말미까지 MC들을 들어다놨다 하는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 큰 웃음을 줬다. 하지만 김경란에게 “얼굴 좀 손대야 겠다. 인중을 좀 고쳐야겠는데?”라고 다소 짓궂은 지적을 하기도 해 분위기를 술렁이게 하기도 했다.

반면 김경란 아나운서의 고백은 따뜻했다. 김경란 아나운서는 런던에서 운명의 짝을 만난다는 행운의 편지를 읽었고 우연히 지난해 런던 올림픽을 보러 런던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운명에 대한 짝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프리랜서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김경란 아나운서는 “아이티에 간 것이 내 인생을 바꿨다.”면서 “지진 후 아이티에 갔을 당시 나무와 흙 색깔마저도 죽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웃고 뛰노는 걸 보면서 희망을 발견했다.”고 따뜻한 말을 전했다. 이런 김경란의 따뜻한 고백에 즉석에서 개그맨 유세윤은 봉사활동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지상파 방송사를 대표했던 전직 아나운서 왕종근, 김성경, 윤영미, 김경란 등은 이날 마치 기대했다는 듯 솔직한 속내를 다 꺼내보였다. 다소 짓궂거나 지나치게 솔직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아나운서들은 야생에 비유되는 예능 프로그램에 완벽히 적응해 새로운 매력을 유감없이 펼쳤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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