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슈왈제네거는 할리우드에서 '폴리테이너'(Politainer : 폴리티션과 엔터테이너의 결합어)의 최전방에 있던 배우였다. 배우 활동을 통해 스타의 자리에 오른 뒤 정계에 뛰어들었고, 2003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8년간 정치 활동을 펼쳤다. 지난 2010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유도 주지사 자격으로 평창 스페셜올림픽 유치 선포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긴 정치 여정을 끝낸 슈왈제네거는 할리우드로 돌아왔다. 그가 10년 만의 복귀작으로 선택한 영화는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였다. 그리고 3년 만에 정치인이 아닌 배우로 한국을 다시 찾았다.
20일 오전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서 슈왈제네거는 주지사 경험이 자신의 배우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차분히 말했고, 전직 정치인으로서 한국의 정치 변화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먼저 슈왈제네거는 "주지사 시절의 경험이 배우 생활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 같냐"는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주지사로서의 경험은 이번 작품에 매우 큰 도움을 줬다. 정부 관료로서 일했던 그 환경은 배움의 교실이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말했다. 정치와 영화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전혀 다른 분야에서의 경험은 다양한 연기를 펼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말이었다.
또 최근 한국의 정치 변화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슈왈제네거는 "한국은 현재 정권 교체 시기다. 첫번째 여성 대통령이 당선됐는데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언급했고, 한국의 정치 발전을 기원했다.
슈왈제네거는 대부분의 할리우드 배우들이 내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작품 얘기와 개인사 위주의 이야기 하는 것과는 차별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는 그가 10여 년이나 정치 활동을 펼친 전직 정치인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더불어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밝히기도 했다. 슈왈제네거는"나는 한국과 한국 영화의 큰 팬이다. 앞으로도 한국과 관련된 일이라면 언제나 환영이고 꼭 할 것"이라며 "주지사 시절에는 무역 때문에 한국에 왔었는데 이번에는 배우로서 오게 돼 영광이다. 한국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나라다. 경제력은 물론이고 모든 면에서 멋지다"라고 말했다.
슈왈제네거는 오스트리아 출신 배우로 1970년대 보디빌더로 명성을 날렸다. 이후 할리우드에 데뷔해 액션 영화로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1990년대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적인 액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해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됐으며, 2006년 재선에도 성공했다.
김지운 감독과 슈왈제네거가 호흡을 맞춘 '라스트 스탠드'는 헬기보다 빠른 튜닝 슈퍼카를 타고 돌진하는 마약왕과 아무도 막지 못한 그를 막아내야 하는 작은 국경마을 보안관 사이에 벌어지는 혈투를 그린 영화로 오는 21일 국내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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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