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이고 나쁜 남자가 대세라지만 김재원은 누가 봐도 착한 남자다. 연기 생활 14년을 맞은 김재원은 늘 선한 미소와 부드러운 이미지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수놓았다. 연기 변신은 배우에겐 숙명이고도 불리지만 김재원이 이런 이미지를 지키는 데는 남다른 소신이 있었다.
MBC 드라마 ‘메이퀸’이 종영한 지 2달 째. 김재원은 1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기와 결혼, 군생활 등에 대해 긴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 자리에서 김재원은 “이미지 변신에 대해 목마르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재원은 “왜 액션연기를 하지 않느냐, 나쁜 남자로 연기변신을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연기와 연기 모두 급하면 오히려 체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살 날이 4,50년 남았지 않나. 나중에 이순재 선생님처럼 시트콤으로 이미지 변신할 수 있다. 나는 나의 연기 색깔이 있고 이 색깔을 굳이 바꾸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배우 김재원의 색깔은 ‘따뜻함’과 ‘밝음’이다. 김재원은 가장 좋아하는 연기자로 로빈 윌리엄스를 꼽으며 “로빈 윌리엄스의 영화는 가족이 함께 보아도 즐겁고 슬프고 감동적이지 않나. 나는 그런 착한 캐릭터가 좋다. 아무리 나쁜 남자가 대세라지만 내 배우생활을 위해서도, 아니면 미래의 자식들을 위해서도 착한 역할을 맡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섣부른 연기나 이미지 변신은 피하고 싶다는 바람을 거듭 밝힌 김재원은 최근 쇄도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러브콜을 피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김재원은 자신의 연기를 설렁탕집에 비교하면서 “설렁탕집에서 스파게티를 파는 건 장사가 망하는 지름길”이라면서 “예능보다는 연기로서 내가 가진 서비스를 모두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재원은 진지한 말투로 연기생활과 인생관에 대해 설명했다. KBS 드라마 ‘황진이’ 이후 이어진 공백기에 했던 고민들과 경험의 결과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다.
그는 “20대 때는 외향적인 부분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대화의 코드, 여행의 패턴 등이 잘 맞는 친구같은 연인이 좋다. 나와 똑같은 음식과 여행을 좋아하는 반려자가 나타난다면 결혼을 하고 싶다. 하지만 결혼은 1000만 관객의 영화를 만나는 것보다 더 큰 행운이지 않나. 언젠가 결혼은 할 것이니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재원은 현재 차기작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며 해외 팬들과 만날 계획을 조율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사진=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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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