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부는 ‘공약’ 바람… 공약(空約) 되지 않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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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공약(公約)’의 시대다. 지난 한 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그리고 18대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여러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공약들은 더 이상 정치인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연예인들도 약속이나 한 듯 최근 저마다 앞 다퉈 공약을 내놓으며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예계 공약 열풍의 진원지는 영화계다. 주로 개봉을 앞둔 배우들이 흥행몰이를 위해 공약을 내 건 경우가 많다. 공약은 주로 관객 수와 직결된다. 관객 수 300만 명을 돌파하면 춤을 추거나 팬들과 프리 허그를 하겠다는 식이다.

실제로, 일부 배우들은 공약들을 지키면서 영화 흥행몰이와 본인 이미지 제고 등 1석 2조의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영화계에서 공약 열풍이 강타하면서, 이는 방송계 가요계로 확대되었다. 새 드라마를 앞둔 주연 배우들은 저마다 시청률 40% 이상, 혹은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성하면 팬들이 원하는 행동을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특히, 연예계 공약 열풍은 연예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지난 대선 투표율 공약.

상당수의 연예인들이 투표소에서 소위 ‘인증샷’을 올리며 ‘투표율이 75%를 넘기면 춤을 추거나 섹시한 의상을 입겠다’는 식의 공약을 내걸었다.

이런, 공약 열풍은 연예계 안팎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특히, 공약을 통한 홍보 마케팅 효과가 극대화되고, 연예인 공약의 순기능도 부각되면서 공약 열풍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우선, 연예인들이 공약을 이행하면서 팬들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연예인들과 팬들과의 거리도 상당 부분 좁혀지고 있다.

또한, 투표율 공약에서 보듯 연예인들의 공약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경우도 늘어났다. 

하지만,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예인 공약이 효과를 보면서, 공약이 영화나 드라마의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대중들의 관심부터 끌고 보자’는 식으로 던진 공약은 무리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지키기 힘든 약속을 던져놓고 홍보 효과만 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약 경쟁이 과열되다 보면 자극적인 공약도 등장할 수 있다. 실제로, 연극 ‘교수와 여제자3’에 출연했던 라리사와 출연 배우들은 대선 투표율 공약으로 ‘알몸 말춤’을 내걸었다.

좋은 취지의 공약이었지만 ‘알몸 말춤’ 공약은 선정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공약 열풍이 연예계의 일시적인 트렌드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공약 효과가 전에 비해 미미할 경우 열풍이 쉽게 소멸될 가능성도 있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연예계 공약 열풍이 뜨거워지면서 공약을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만 이용하려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 없이 ‘의무감’에 공약을 내거는 경우도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예인도 팬들도 자발적으로 즐기는 차원에서 공약이 이행해야 할 것”이라며 “소통에 방점을 찍은 공약만이 그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예계의 새 트렌드로 자리매김 중인 공약 열풍. 공약(空約)이 되지 않기 위해 보다 진지한 접근이 필요할 때다.

(사진=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한다면 따뜻한 떡국을 선물로 대접하겠다’고 공약을 내건 이후 공약을 이행 중인 영화 ‘7번방의 선물’ 배우들과 스태프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재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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