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차 핵실험은 곧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다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긴장국면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는 우리 경제에 뚜렷한 '외부 불경제(external diseconomies)' 효과를 낳는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당분간 경제정책의 주안점을 위기관리에 둘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당장 합동 대책팀을 꾸리는 등 위기에 대응하는 비상경제 체제를 가동하고 경제 상황에 대한 점검을 강화했다.
주변 정세가 안갯속으로 빠져든 가운데 외국인 투자를 비롯해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가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13일 "핵실험 이후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최소화하는 데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정책 측면에서 대기업에 대한 견제, 중소기업 보호, 보편적 복지 실현 등 '따뜻한 자본주의' 대신 경제의 대외 경쟁력을 확보하는 쪽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특히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단행하거나 직접적인 무력 도발을 일으킬 경우 이런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추가 핵실험 우려가 상존한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무력시위 등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여기에 북한이 강경 대응으로 나서면 경제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핵실험 자체로 새 정부 경제정책의 큰 틀이 바뀔 정도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무엇보다 여러 차례 반복된 '북한 리스크'에 대해 우리 경제는 충분한 학습효과와 내성을 얻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핵실험 당일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으며, 우리나라의 부도위험을 반영하는 지표는 오히려 하락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주재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사일 발사와 과거 1, 2차 핵실험에서 보듯이 (북한의 핵실험은) 실물과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2010년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과 달리 이번 핵실험은 오래전부터 예고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따라서 핵실험 강행으로 '예고된 악재'가 해소된 만큼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 줄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박 당선인이 강조한 '창조경제'야말로 성장 잠재력을 확충, 위기에 대응할 기초체력을 기르는 방편이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이런 때일수록 정책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야 대내외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